매매는 120만원, 전세는 240만원

지난 7일 서울시의회에 발의된 부동산 중개수수료 인하 개정안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온라인의 반응을 보면 전셋집 중개수수료를 인하하라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그간 높은 중개수수료에 대한 불만이 쌓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 중개수수료 요율 현실화는 필요해 보인다. 이슈가 3억원 이상 전세 수수료의 개정 전·후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같은 가격의 매매와 전세를 비교해 봐도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 많다.
현행 서울시의 중개수수료 요율표를 기준으로 하면 3억원 주택의 매매거래 최대 수수료는 120만원인 반면, 전세거래 최대수수료는 240만원이다. 집을 사는 것보다 빌리는 데 2배나 많은 수수료를 내야하는 기형적인 구조다.
이는 13년 동안 요율이 조정되지 않은 이유와 무관치 않다. 전세난을 몇 번이나 겪으면서 서울에서 3억원 이상 전세는 더 이상 희귀한 물건이 아니게 됐다. 금융위기 사태가 발발한 2008년 12%에서 올해는 32%를 넘어섰다. 세집 중 한집 꼴로 전셋값이 3억원을 넘는단 얘기다.
대중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7~8일 '서울시 주택 중개수수료 등에 관한 조례'는 두 번씩이나 회수되는 굴욕을 맛봤다. 찬성 의원들의 갑작스런 찬성철회가 직접적 원인이 됐다.
일부 의원의 마음이 돌아서게 된 계기는 뭘까. 이 기간 찬성의원들은 하루 최고 수백통의 항의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모두 공인중개업자라고 단정 지을 수 없지만 대다수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일례로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홈페이지에 개정안 찬성의원의 개인정보를 공개해 암묵적으로 항의전화를 독려하고 있다.
중개사협회는 집회신고를 마치고 조직력을 동원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과거에도 두 차례나 3만명을 동원한 적이 있어 단순히 이들의 주장이 흰소리는 아닌 듯하다.
공인중개사의 이 같은 행동을 단순히 님비(Not in my Backyard, 집단적 이기주의)로만 치부할 수 없는 까닭은 요율 변경이 자칫 이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개사협회나 시의회 모두 중개수수료 요율 개편의 필요성은 느끼고 있다. 범위와 시기의 견해차만 있을 뿐이다. 서말 구슬도 꿰어야 보배고, 좋은 법안도 통과되지 않으면 도루묵이다. 개정안 발의를 앞두고 생략된 의견수렴이 더욱 아쉬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