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권순룡 대림산업 사우디아라비아 지사장

"중동에서도 기술 수준을 향상시키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경험을 쌓는 길 밖엔 없습니다."
지난달 말 현지에서 만난 권순룡 대림산업 사우디아라비아 지사장(58·사진)은 국내건설업체들이 중동에서 살아가기 위해선 앞으로 수주 국가를 다각화시키고 해당 국가에서 프로젝트 수행 능력을 축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플랜트·인프라 등 건설분야가 더욱 세분화되고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지만, 무엇보다 사업 수행 경험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동시에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 활동과 관련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 지사장은 일부 몇몇 국가 외에 정치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중동에선 각 나라별로도 서로 다른 특징을 인식하고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국가별로 기술 수준이나 요구조건이 다르고 인력 조달방안 등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권 지사장은 "중동 문화를 이해하고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업무처리방식 외에도 이슬람 종교의 종주국으로서 다른 중동국가보다도 이에 따른 규제나 일상생활이 까다롭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시장 개척지로 "중동에서도 특히 이라크와 이란 등을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고 꼽았다. 특히 "전쟁 복구사업 등으로 발주 수요가 많을 뿐더러, 과거 국내건설업체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세계적으로 미국과 유럽업체가 주요 특허 등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는 만큼 이를 대체할 기술력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미국·유럽업체들이 선점한 뒤 한국이나 중국업체들이 후발주자로 쫓아가는 형태를 벗어나기 위해선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토목이나 건축분야에 비해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플랜트의 경우 기본적으로 기술력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시장 자체에 진입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현재 국내건설업체나 엔지니어링업체 등이 전문설계분야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권 지사장은 국내건설업체들간 경쟁구도에 대해 "중동에서도 각 국가별로 상이한 기준을 가지고 있어 작은 공사부터 접근해 수주 규모를 확대시켜야 한다"며 "경험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수주에 참여하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이어 "건설은 수주산업이란 특성때문에 경쟁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해외에서 국내업체들의 실적 악화를 최소화시킬 수 있도록 최소한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