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밖으로 내몰린 세입자들… 위험한 '옥탑방']불법건축물 기승…보증금도 불안
다가구주택 등에 '옥탑방'과 같은 불법건축이 기승을 부리면서 싼값에 임대차계약을 한 저소득 세입자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주민등록 이전은 고사하고 확정일자도 받을 수 없어 자칫 보증금을 떼일 수 있음은 물론, 월세 소득공제 등 법으로 정한 최소한의 혜택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 1월부터 '특정건축물 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일명 옥탑방 양성화법)을 시행해 건축법을 위반한 중·소 규모 주거용 건축물 양성화에 나섰다. 하지만 불법건축물 자체를 없애지 않는 한 양성화만으론 큰 실효성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13일 서울 관악구청에 따르면 현재 관내 21개동에 소재한 불법건축물은 4249건이다. 이어 동대문구가 1549건, 중구 1100건이며 구로구와 강서구는 각각 511건과 135건에 달한다. 불법건축물은 해당 구청에서 따로 관리하기 때문에 통합 자료를 구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나마 구청에 불법건축물로 등록된 건수는 주변 신고를 받아 적발된 경우다. 여건상 전수조사를 할 수 없어 실제 불법건축물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란 게 각 구청의 설명이다.
구로구 관계자는 "공무원 한명이 여러 동을 맡고 있는 여건상 건축물의 용도위반을 전수조사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연면적 2000㎡이상 중대형 건물은 1년에 1번씩 단속을 하지만 주거용 건물은 신고가 들어오지 않으면 적발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불법건축물 양성화 조치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이뤄졌지만 실효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2000년 2642건 중 562건(21%) △2006년 2만3325건 중 1만2378건(53%) 등으로 조사됐다. 올해는 4만2000여건 중 2만7000건이 양성화될 것이란 게 국토부의 예상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 불법건축에 따른 세입자들의 피해다. 불법건축물로 적발되면 이행강제금 부과 등의 조치를 당하기 때문에 집주인들은 세입자에게 전입신고나 확정일자를 받지 못하도록 강제한다. 더구나 이 경우 해당 건물은 화재보험도 들 수 없다.
확정일자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집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보증금을 떼이는 일도 다반사다. 은행에서 전세자금대출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 월세로 계약할 수밖에 없는데도 월세소득공제를 신청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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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 신림로 인근 옥탑방에 거주하는 강모씨는 "요즘 전셋값이 치솟는 상황에서 비교적 싼 값에 깔끔하면서 넓은 집은 옥탑방이 최고"라며 "오죽하면 불법인 줄 알면서도 세들어 살겠냐"고 하소연했다.
이영진 고든리얼티파트너스 대표는 "건물주들이 임대수익을 늘리기 위한 방법으로 '방 쪼개기'로 불리는 가구분할도 심각한 문제"라며 "도심지 주차난, 주거환경 악화, 화재보험 미가입에 따른 화재 발생시 세입자를 비롯한 각종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