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독자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았다. 은퇴한 후 월세를 받아 어렵게 살고 있는데 정부가 임대소득자에 대해 과세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게 그의 요지였다.
그는 이혼하면서 어려워진 생활, 직장에서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등을 20여분에 걸쳐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월세소득이 얼마인지, 그동안 임대소득에 대한 세금을 납부했지를 묻는 질문에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연 2000만원 이하 영세 근로소득자는 약 300만명이다. 이들은 어떤 형태로든 반강제적으로 자기 수입에 대한 세금을 내고 있다. 반면 2012년 기준 임대소득이 있을 것으로 추산되는 136만5000명 중 자진신고한 건수는 8만3000명에 불과하다.
대다수의 임대소득자는 자신만의 특별한 사연을 앞세워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경제력을 연 20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보다 낮다고 보기는 어렵다.
임대소득자 과세 방침이 갑자기 생긴 것도 아니다. 그동안 정부와 세무당국이 마땅히 추징했어야 할 세금이었지만 '직무유기'를 해왔던 것이다. 때문에 2주택 임대소득자 2년 과세 유예는 또다른 문제를 야기시킨다. '조세 정의'를 주장하는 정부가 탈세자에게 '면죄부'를 준 것도 모자라 '탈세 장려'로까지 비춰져서다.
원천징수 대상인 근로소득자와 그동안 성실납세를 해온 임대소득자의 박탈감도 적지 않다. 유리지갑으로 불릴 정도로 투명한 직장인 소득과 양심적인 임대소득 신고자에는 엄격한 과세 잣대를 들이대면서 과세를 회피해 온 임대소득자에게는 너그러운 과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월세입자 A씨(38)는 "집 두채 가지고 월세받아 놀고먹는 친구는 세금 한푼 안내고도 2년 더 세금걱정 없이 살게 됐다"며 "쥐꼬리만한 월급엔 꼬박꼬박 세금내는데, 일 안하고 월세받는 이들에게 과세유예가 합당한지 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임대소득을 거두면서도 그에 따른 세금을 내야 한다고 안내해주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집주인들. 어두운 반지하방에 살면서도 적지만 소득있다고 원천징수당하는 저소득 근로자들. 세금은 누가 더 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