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 재건축 아파트 인기몰이…낙찰가율 급등

경매시장 재건축 아파트 인기몰이…낙찰가율 급등

임상연 기자
2014.09.12 10:30

이달 평균 낙찰가율 전국 95% 돌파 5년만에 처음, 서울 100% 육박‥9.1대책 영향 과열주의 지적도

#지난 4일 서울 중앙지법에서 진행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소재 전용면적 154.74㎡ 아파트, 감정가 13억원5000만원인 이 아파트 경매에 21명의 입찰자가 몰려들었다. 중대형인데다, 고가 물건이란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경쟁률이란 평가다. 더욱이 이 아파트는 감정가보다 8800만원 가량 비싼 14억3801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06.52%로 이날 새 주인을 찾은 아파트 중 가장 높았다. 이 아파트는 1978년 12월 입주가 시작된 아파트로, 2011년 9월 재건축 추진위원회 설립이 승인됐다.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 11일, 서울 중앙지법에서 진행된 강남구 일원동 소재 아파트 경매에는 모두 32명의 입찰자들이 나섰다. 이 아파트는 감정가 6억5000만원으로, 전용면적 107.6㎡, 대지면적 57.32㎡ 규모다. 1984년 11월 입주가 개시돼 올해로 준공 30년째를 맞는 아파트로, 입주민들이 마음만 먹으면 재건축이 가능하다. 이 물건 역시 6억9180만원에 팔려 106.43%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정부가 재건축 연한 단축 등 정비사업 활성화 방안을 골자로 하는 '9·1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후 경매시장에서 1980년대 준공된 아파트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재건축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11일 부동산경매정보사이트 부동산태인(www.taein.co.kr)에 따르면 이달 들어 경매 낙찰된 전국 소재 아파트(주상복합 제외) 671개 중 1980년대 준공된 아파트는 25개이며 낙찰가율은 95.53%로, 전월(100개, 88.59%)보다 6.94%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달 전체 평균 낙찰가율(91.56%)보다도 4%포인트 가량 높은 수치다. 1980년대 준공 아파트의 월간 경매 낙찰가율이 95%를 넘은 것은 2009년 9월 이후 처음이다.

1980년대 준공된 아파트의 인기는 서울 경매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달 들어 서울 경매시장에서 낙찰된 아파트 59개 중 1980년대 준공 아파트는 모두 6개로 낙찰가율은 99.95%를 기록했다. 지어진 지 30년이 넘은 아파트임에도 거의 감정가액 그대로 팔렸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89.96%로 이보다 9.9%포인트 가량 낮았다.

이처럼 1980년대 준공된 아파트 경매물건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9·1대책'에 포함된 재건축 연한단축과 안전진단 기준 완화 등 정비사업 활성화 방안 때문이란 분석이다.

정부는 현재 최장 40년(서울시 조례 기준)인 재건축 연한을 30년으로 낮췄다. 이에 따라 1987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물론 1987~1989년 사이에 준공된 서울 소재 아파트도 앞으로 2년에서 최장 6년만 기다리면 재건축 가능 연한이 도래한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재건축 연한 단축이 실제로 이익을 창출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경매시장에서는 대지 지분이 높은 중대형 아파트 위주로 발 빠른 투자자들이 입찰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재건축 기대감만으로 오래된 아파트 경매에 나서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건축 후 분양 자격, 대지 지분, 추가분담금, 프리미엄 존재 여부 등에 따라서 자칫 낭패를 볼 수 있어서다.

정 팀장은 "재건축은 사실상 건물보다 토지 비중이 크지만 종종 대지권이 빠진 채 아파트 건물만 경매되는 경우가 있으니 조심할 필요가 있다"며 "똑같이 재건축에 들어가더라도 보유한 대지 지분에 따라 보상 규모가 달라진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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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 미래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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