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반포16차' 재건축, 500년된 뽕나무 복병

[단독]'신반포16차' 재건축, 500년된 뽕나무 복병

김지훈 기자
2018.04.04 11:13

잠원동 신반포16차 아파트 서울시 기념물 1호 '잠실리 뽕나무' 존치 여부 관건

지지대가 설치돼 있는 고사목(枯死木)인 잠실리 뽕나무. /사진=문화재청 홈페이지 캡쳐
지지대가 설치돼 있는 고사목(枯死木)인 잠실리 뽕나무. /사진=문화재청 홈페이지 캡쳐

강남 한강변의 재건축 유망주 중 하나인 '신반포16차' 아파트가 500여년 된 뽕나무란 복병을 만났다. 수백년 된 고목이 재건축사업 추진의 변수로 떠오른 것.

3일 서울시와 서초구에 따르면, 시는 최근 '신반포16차' 재건축 사업 추진이 '잠실리 뽕나무'에 미칠 영향을 필수적으로 검토하라는 의견을 서초구에 전달했다.

신반포16차 120동 앞에 있는 잠실리 뽕나무는 서울특별시 기념물 제1호(1973년 지정)로 조선 성종∼연산군 재위 기간 일대에 양잠 시범 사업지가 설치되면서 심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는 가지 중간 부분이 잘린 고사목(枯死木)이다. 일대 옛 행정 구역명(경기도 시흥군 신동면 잠실리)에 따라 문화재 명칭이 지어졌다. 이 일대 행정구역명 '잠원'도 양잠과 관련이 깊다.

신반포16차는 재건축사업의 일환으로 692㎡ 규모의 공원을 신설해 나무를 이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울시 문화재위원회가 이를 허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념물을 비롯한 문화재는 특별한 사유 없이 사업계획상의 편의에 맞춰 이동하는 것이 인정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반포16차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죽은 나무를 돌보느라 살아있는 주민 삶을 신경쓰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서울시의 구체적인 의견이 확인되는 대로 존치를 비롯한 대응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반포16차는 이 밖에 매장 문화재 유무를 확인하는 절차도 추가된다. 서울시가 신반포16차 인근에서 통일신라시대의 경작지로 추정되는 '유구'(遺構·옛 사람들의 흔적)가 발견된 바 있어 지표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지표조사는 주변 땅을 훼손하지 않고 고고학적 연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필요시 발굴로 이어질 수 있다. 관계 법령에 따르면 신반포16차 정비구역은 면적이 3만㎡ 미만이어서 지표조사가 의무적으로 실시돼야 하는 곳은 아니었다.

한편, 1983년 한신공영이 건립한 신반포16차는 지난달 조합이 설립되면서 잠원동 일대 재건축 대열에 합류했다. 1만2977.2㎡ 규모 정비구역에 위치한 11층 높이 396가구를 철거해 최고 33층 높이 432가구로 신축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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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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