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 연합 전 송현동·을왕리 부지개발권 요구… 고(故) 조양호 친분 내세우더니, 분쟁 틈타 실속 챙겼나 논란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 측이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한진그룹의 부동산 개발권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조양호 회장과의 친분 때문에 지분을 매입했다던 권 회장이 뒤에선 한진의 형제간 분쟁을 틈타 실속을 챙기려 했던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반도건설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만나 그룹 소유 부동산 개발권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측이 요구한 부동산은 대한항공 소유의 종로구 송현동 부지(3만6642㎡)와 대한항공 100% 자회사인 왕산레저개발이 운영하는 인천시 을왕리 내 '용유왕산마리나' 요트 계류장 인근 부지다.
한진그룹 고위 관계자는 "권 회장이 조 회장에게 송현동 부지와 인천 을왕리 부지 개발권을 요구해 조 회장이 긍정적으로 검토했다"며 "하지만 권 회장이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경영권까지 요구하면서 논의가 결렬됐다"고 밝혔다. '경영권 요구'의 구체적 수준은 확인되지 않았다.
양측의 논의가 있었던 시점은 반도건설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일명 강성부펀드)와 이른바 '3자 연합'을 결성하기 이전으로 알려졌다. 당시 권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이 접촉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지만 권 회장 측은 "누구와도 만난 적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권 회장과 조원태 회장이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만나는 모습이 건설업계 관계자에게 목격되기도 했다.
결국 권 회장 측이 조 전 부사장과 3자 연합을 결성하기 전 조 회장과도 협상을 벌이며 남매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었던 셈이다.
권 회장이 한진칼 주식 매입 배경과 관련, 조양호 전 회장과의 친분을 내세웠고, 경영참여 선언 후에는 '한진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던 것을 감안하면 이중적 행태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권 회장이 한진칼 주식 매입 전 조 전 회장과 친분이 있었다고 했는데 뒤에서 (부동산 개발권을 요구하는 등)사업적 이익을 따지고 조 전 회장 일가의 경영권을 노리는 것은 상도의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반도건설 관계자는 "한진 측의 주장일 뿐 부동산 개발권을 요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6일 조 회장 주재로 이사회를 열고 송현동 부지와 왕산마리나 운영사 왕산레저개발 지분 및 을왕리 내 요트 계류시설 등을 연내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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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내에서도 권 회장의 한진칼 경영권 분쟁 참전에 대해선 이해할 수 없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 한 우물만 파 중견사로 성장했는데 갑자기 항공사 경영권 분쟁에 참여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반도건설이 공공택지를 낙찰받아 아파트 건설 사업에 주력했는데, 경기 침체로 본업이 시원치 않으면서 곁눈질을 시작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반도그룹은 대호개발, 한영개발, 반도개발 등 3개 계열사를 통해 지난해 4월부터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고, 10월 5% 이상 보유를 공시했다. 이후 지분을 8.28%까지 확대했고 올 1월에 매수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꿨다. 현재 보유주식 평가차익만 약 800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