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일대의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2022.05.09.](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2/05/2022050915435627120_1.jpg)
문재인 정부가 미혼·1인가구에 주택 청약 기회를 주기 위해 지난해 연말 신설한 '생애최초 특별공급 30% 추첨제' 물량 대부분이 실제로 1인 가구에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1인 가구는 우리나라 가구의 40%에 달하지만 무주택기간, 혼인유무, 자녀수 기준의 청약 제도에서는 철저히 소외됐다.
윤석열 정부는 일반청약 전용 85㎡ 미만 중소형 면적에 1인 가구를 위한 추첨제 신설을 공약했으나 전체 물량의 절반이 넘는 특별공급 비중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한 효과가 반감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정부가 청약 '사각지대'에 놓인 1인 가구를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시행한 새로운 주택 청약제도에서 실제 1인 가구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해 11월16일 이후 입주자모집승인을 신청하는 주택부터 생애최초 특별공급 물량의 30%를 1인가구도 도전이 가능한 추첨제로 공급했다. 제도 시행일부터 올해 4월말까지 약 6개월 동안 민영주택 생애최초 전체 공급 물량은 9756가구로 이 중에서 1인 가구 당첨자가 2805가구였다. 전체의 28.8%를 1인 가구가 가져간 것이다. 생애최초 특공의 30%를 '추첨제'로 뽑았는데도 1인 가구가 물량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이변'이 벌어졌다고 볼 수 있다.
생애최초 특별공급은 당초 우선공급 70%(소득기준 130% 이하), 일반공급 30%(소득기준 160% 이하)로 나눠 공급했는데 소득요건, 기혼자라는 조건 때문에 1인가구, 미혼가구는 아예 도전조차 못했다. 2030세대 '청포족'(청약포기족)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자 문재인 정부 후반기인 지난해 연말 이 비율을 우선공급 50%, 일반공급 20%, 추첨공급 30%(소득요건 미반영)로 바꾼 것이다.
추첨공급 30%는 우선공급, 일반공급에서 탈락한 사람도 재도전이 가능하다. 1인 가구, 미혼자 등은 이들 탈락자들과 함께 추첨제(30%)에 첫 도전 한 것이데도 물량의 대부분을 1인 가구가 가져간 셈이다. 그만큼 주택 청약 시장에서 1인 가구의 수요가 많았다는 뜻이 된다.
실제로 주민등록인구 통계 기준으로 지난해 9월 우리나라 1인 가구 숫자는 940만명으로 전체 가구수의 40.1%에 달한다. 전체 가구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주택청약 제도에서는 무주택 기간이 길고, 자녀수가 많으며, 결혼한 사람에게 더 많은 청약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내집마련이 어렵게 된 2030 세대들이 '패닉바잉'에 나서고 혼인을 미루는 상황이 벌어지자 정권 후반기 생애최초 특공을 일부 손질해 30% 물량을 추첨제로 돌린 것은 이 때문이다.
다만 생애최초 물량은 민영주택 전체 공급 물량의 10%에 불과하다. 민영주택은 57%가 특별공급, 나머지가 일반공급으로 구성되는데 특별공급 중 생애최초 물량 비중이 가장 작다. 이에 따라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원희룡 국토부장관 후보자에게 미혼자를 위한 특별공급 신설 의사를 묻자 원 후보자는 "청년에게 충분한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특별공급을 포함한 청약제도 전반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1인 가구를 위한 청약제도 개편은 예고됐다. 현행 일반공급 청약제도에서는 전용 85㎡ 이하의 경우 가점제 100%로 입주자를 선정하며 전용 85㎡ 초과는 가점제와 추첨제 비율이 각각 50%씩이다. 전용 85㎡ 이하의 경우 무주택기간이 길고 자녀수가 많은 4050 세대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새 정부에서는 전용 60㎡이하의 경우 가점제를 40%로 낮추고 추첨제 60%를 신설해 1인~2인 가구에 청약기회를 열어주기로 했다.
독자들의 PICK!
하지만 이 역시 1인 가구의 '청약 갈증'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에서 민영주택과 공공주택의 특별공급 비중이 각각 57%, 85%로 대폭 확대되자 일반청약 비중이 43%, 15%로 쪼그라 들었기 때문이다. 일반청약에서 1인 가구 추첨제가 확대된다고 해도 실제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1인가구가 크게 늘고 있는데 기존 가점제 하에서는 청약 당첨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1인가구를 특별공급에 포함시켜주든가 가점 항목 중 부양가족수를 대체할 수 있도록 1인가구 맞춤형 가점표를 새롭게 만들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