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요 억제냐, 공급 확대냐.' 정부와 서울시가 부동산 시장 대응 방안에 대해 엇갈린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서울 강남과 한강벨트 지역을 바라보는 시각차가 뚜렷하다.
정부는 시장 과열에 초점을 맞춰 수요 억제책 등 채찍을 준비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한강벨트' 등 핵심 지역에 공급 확대를 위한 민간 지원(인센티브)을 늘리는 모습이다.
13일 정부 등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지 않은 상황에서 집값이 급등하고 있어 갭투자가 사실상 최근 집값을 끌어올리는 가장 주요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급격한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서울 주요 지역의 갭투자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토허제는 일정 지역을 지정해 부동산 거래 시 관할 자치구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주택은 2년간 실거주 목적인 매매만 허용하며 임대나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갭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가 토허제 지역으로 규정됐다.
정부는 현재 규제 확대를 언급하며 토허제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며 "토허제나 규제지역 및 금융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관계부처와 협력해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착 토허제를 지정할 권한을 가진 서울시는 마포·성동·동작·강동 등 한강벨트 등을 대상으로 한 토허제 추가 지정 방안은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오세훈 시장도 최근 "토허제를 추가로 지정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토허제를 지정하려면 현재로선 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서울시의 허가가 없다면 이번 대책에서 토허제 지정은 불가능하다.
서울시는 규제 대신 한강벨트 등 집값 급등 지역에 대한 민간 주도의 공급 확대에 나선다는 구상을 밝혔다. 민간 사업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규제 축소·행정 지원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독자들의 PICK!
정부는 결국 토허제 대신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전망이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주택을 매입하면 6개월 내 실입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부분 갭투자가 방지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현재 70%인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로 강화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도 40%로 축소된다. 정부는 추가로 현재 6억원인 수도권 아파트의 대출 한도를 4억원으로 낮추거나 전세대출에 DSR을 적용하는 방법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고가주택의 경우 아예 LTV를 0%로 적용해 대출을 허용하지 않는 극단적 규제도 언급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시장전문가는 "정부와 서울시는 규제 지역 지정 실효성에 대해 서로 다른 인식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라며 "규제 지역을 확대하더라도 경계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에 대한 대응안도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