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시인성 높은 '안전빛색'을 활용해 개발한 터널 내 화재시 대피용 비상조명을 '경관등'으로 지칭해 부적절 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목적을 고려할 때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경광등'을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 서울시는 터널 내 경관도 고려해 새로 만든 고유명사라고 설명했지만, 공공기관의 조어(造語)는 파급력을 고려해 목적에 맞게 신중해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다.
시는 터널이나 지하차도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피경로 등을 확인하고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는 '안전빛색'을 전국 최초로 개발, △홍지문터널 △정릉터널 △구룡터널 등 총 3개 터널에 설치하고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고 24일 밝혔다.
시는 그러면서 터널 내 피난연결통로 입구(홍지문터널 3곳, 정릉터널 2곳, 구룡터널 1곳)에 비상조명을 설치해 화재 시 다른 방향 터널로 대피할 수 있게 돕는다고 설명했다. 터널 안이 연기로 꽉 차 피난유도등이나 대피시설을 찾기 어려울 때 '연둣빛(안전빛색)'이 보이는 곳으로 대피하도록 하는 것이다. 시는 이 조명을 '터널안전경관등'으로 지칭했다.
그러나 이는 안전시설이라는 조명의 목적을 고려할 때 부적절하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사단법인 국어문화원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덕호 경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구급차나 경찰차에 붙이는 '경광등'이 등재돼 있다"며 "'터널 안전'이라는 목적을 앞에서 분명히 밝힌 만큼 비상 상태를 알리는 경광등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풍경을 뜻하는 '경관'은 이 경우 의미가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는 서울시가 사업을 진행하면서 만든 일종의 조어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광등을 포함해 다양한 용어를 검토했으나 법적 제한이 있어 전문가 자문을 통해 명칭을 정했다"며 "현재 명칭이 뉘앙스가 가벼울 수 있다는 점을 인지, 내년 적용 확대 전 다른 용어가 있는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이 사용하는 언어의 파급력을 고려하면 조어에 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공공언어에 대한 사항은 국가의 국어기본법에 쓰는 방법 등이 정해져 있다"며 "공공언어를 조어할 때는 국어문화원에 문의한다거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어심의회에서 심의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