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집 내놓자" 울며 겨자먹기?...강남권·한강벨트 매물 쑥

"여보, 집 내놓자" 울며 겨자먹기?...강남권·한강벨트 매물 쑥

김지영 기자
2026.02.03 18:05
서울 주요 지역 매물 증감 추이/그래픽=김지영
서울 주요 지역 매물 증감 추이/그래픽=김지영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만료를 예고하며 연일 '매물 출회'를 압박하는 메시지를 내놓자 서울 강남권과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아파트 매물이 늘어나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관망하던 일부 다주택자들의 기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주요 지역의 아파트 매물은 10일 전과 비교해 증가세를 보였다. 송파구 매물은 1만844건에서 1만1340건으로 4.5%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어 용산구는 3.2%, 성동구는 2.8% 증가했다. 특히 송파구의 경우 늘어난 매물 수가 1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과 한강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쌓이는 모습이다.

이 밖에도 종로구(2.8%), 강동구(2.4%), 관악구(1.8%), 동작구(1.3%), 광진구(1.0%), 영등포구(0.9%), 강남구(0.9%) 등 서울 25개 자치구 중 10곳에서 매물이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급매로 빠르게 거래된 물건까지 감안하면 실제 매물 출회 규모는 집계 수치보다 더 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정책 시그널에 대한 선제적 대응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공식화한 데 이어 대통령이 직접 '버티기보다 시장에 내놓을 때'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반복하면서 향후 세 부담 확대 가능성을 의식한 매도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3구와 한강벨트 일부 지역의 다주택자들은 최근 가격 상승으로 양도 차익이 상당히 커진 상태"라며 "양도세 중과가 재개될 경우 세 부담이 급증하는 데다 보유세 강화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선제적으로 차익 실현에 나서는 매도 움직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매물 증가 흐름이 양도세 중과 시행 시점까지 일정 부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나타나는 매물 증가세를 실수요자가 체감할 수준의 '공급 확대'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남권과 한강벨트에서 늘어난 매물은 고가 주택이나 조건이 까다로운 물건 위주로 실수요자의 선택 폭을 넓힐 만큼 충분한 물량에는 아직 못 미친다는 평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통령이 직접 정책 기조를 분명히 하면서 강남권과 용산·성동 등 상급지를 중심으로 매물이 늘어난 점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누적된 실질 대기 수요를 해소할 정도의 공급 확대 효과로 보기에는 아직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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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김지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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