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 경신하던 강남… 거래가 6억 '뚝'

신고가 경신하던 강남… 거래가 6억 '뚝'

남미래 기자
2026.02.26 04:11

대장 아파트도 몸값 하향 … "다주택자 내놓은것" 귀뜸
"하락 신호로 보기 어려워"… 3월까지는 관망 지속될듯

25일 서울시내 한 부동산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25일 서울시내 한 부동산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던 서울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단지에서 최근 몸값을 수억 원 낮춘 '하락거래'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대책과 이재명 대통령의 다주택자 압박 메시지가 맞물리면서 대한민국 부동산의 '풍향계'로 불리는 강남 상급지 아파트 가격이 하락전환할지 주목된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전용 84㎡는 최근 50억5000만원과 50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최고가(56억5000만원)와 비교하면 약 6억원 낮은 수준이다. 잠원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2건 모두 '갭투자'(전세 낀 매매) 거래"라며 "특히 50억5000만원에 거래된 물건은 다주택자 매물이었다"고 귀띔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셋째주(16일 기준) 서울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1월13일(0%) 이후 55주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이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발언(1월23일) 직전인 1월 셋째주(0.2%)와 비교하면 상승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호가를 수억 원 낮춘 매물도 속속 등장하는 분위기다. 잠원동의 또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메이플자이' 전용 59㎡는 40억원 초반, 84㎡는 50억~51억원 수준으로 직전 거래가 대비 5억~6억원 호가를 내린 매물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며 "전날에도 보유세 부담을 우려한 다주택자가 59㎡를 40억원에 내놨다"고 말했다.

다주택자들이 하나둘 매물을 내놓으면서 시장 전체에서 매물이 빠르게 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333건이다.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유예 종료를 언급한 1월23일의 5만6219건에 비해 25.1% 불어난 수준이다. 이 기간 전국에서 매물이 두 자릿수 이상 늘어난 곳은 서울이 유일하다. 서울의 매물 증가율은 전국 2위인 경기(7.1%)와도 차가 상당하다.

다만 거래가 정체된 만큼 일부 하락거래 사례만으로 추세를 논하긴 성급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84㎡ 가격이 수십억 원에 이르는 서울 상급지의 경우 호가를 수억 원 낮춘 수준으로는 매수세가 확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15억원 이상 아파트는 최대 2억원의 대출이 가능하다. 지금의 가격대는 일부 '현금부자' 말고는 여전히 접근 불가능한 수준이다.

'반포자이'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몇십억 원 현금을 들고 있는 무주택자이거나 상급지 이동을 위한 일시적 무주택자여야 매수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호가를 낮춰도 거래는 잘 안된다"며 "기존 주택을 6개월 이내 처분을 한다거나 무주택자는 대출한도를 완화해주는 등의 조치가 있어야 실수요자들이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중개소 관계자는 "송파나 압구정 등 강남권의 아파트 급매물이 나와 확인해보면 매물을 거둬들였다거나 해당 가격엔 거래 안 한다며 가격을 슬쩍 올리는 경우도 많다"며 지금의 호가하락을 실제 집값하락의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고 귀띔했다.

강남권 부동산시장의 방향성은 3월말 이후라야 확인 가능하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잠원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호가를 낮춘 매물이 나와도 매수자들은 추가하락을 기대하며 관망하고 있다"며 "토지거래허가 심사기간을 감안하면 4월 중순까지가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한 계약 마지노선이어서 3월 말까지는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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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래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남미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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