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18조 재건' 장밋빛 전망 뒤… 7300억 미수금 복병

중동 '18조 재건' 장밋빛 전망 뒤… 7300억 미수금 복병

정혜윤 기자
2026.04.13 04:00

전쟁·제재 등 지정학적 변수 커
수혜 기대감 속 리스크도 공존
선별수주·정부 관리지원 필요

중동 건설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아직 받지 못한 공사대금이 5억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기대 속에 재건수요가 최대 125억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과거 미수금 사례를 감안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연도별 중동지역 건설공사 미수금 현황/그래픽=이지혜
연도별 중동지역 건설공사 미수금 현황/그래픽=이지혜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지역 건설공사 미수금 규모는 4억9410만달러(약 7334억원)로 집계됐다. 2022년 9억9437만달러(약 1조4760억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부담 가능한 수준을 웃도는 규모다.

특히 중동지역의 미수금은 전쟁과 경제제재 등 국가 리스크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중동지역의 미수금 27건 중 10건이 국가 리스크로 발생했다. 전세계에서 국가 리스크로 발생한 미수금 13건 가운데 10건이 중동 사례로 집계되며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반면 시장에서는 재건 기대감이 빠르게 반영되는 모습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의 2주간 휴전논의가 이어지면서 중동 재건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고 국내 건설주도 일제히 상승했다. 지난 10일 기준 건설업지수는 1주일 전 대비 24.73% 상승했다. 대우건설과 GS건설은 40% 이상, DL이앤씨는 30% 이상, 현대건설도 20% 넘게 올랐다.

증권가는 한국 건설사가 전후 에너지 인프라 복구사업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라이스타드에너지 자료를 인용, 우리 기업의 예상 수주액을 125억달러(약 18조5100억원)로 추산했다. 이는 중동 에너지 인프라 복구비용을 최소 250억달러로 보고 참여율 50%를 가정한 수치다.

다만 과도한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동지역은 발주처의 재정상황과 지정학적 변수에 따라 공사대금 회수가 지연되거나 일부 미지급되는 사례가 반복됐다. 전쟁과 제재로 인한 공기지연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 역시 보전이 쉽지 않아 미수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단순한 수주확대보다는 수익성과 리스크를 동시에 고려한 선별수주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자금여력이 제한적인 중소·중견건설사의 경우 프로젝트 지연이나 대금회수문제 발생시 재무부담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건 기대감만 보고 무리하게 수주를 확대할 경우 과거와 같은 미수금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며 "정부 차원의 리스크 관리 지원과 함께 선별수주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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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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