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 부동산대책
"정비사업 이주 몰릴 땐 효과 제한… 규제완화 병행을" 지적도

정부가 공공택지 착공을 앞당기고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내용의 '8·13 공급대책'을 내놓으면서 서울 전월세난이 완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급기간이 짧은 비아파트 생태계를 복원하는 방안이 단기적으로는 임대차시장의 숨통을 틔울 수 있지만 실거주를 유도하는 세제·대출규제와 정비사업 이주수요가 맞물리면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다가구주택의 층수와 건축면적, 일조규제를 완화하고 임대사업자가 신축 비아파트를 매입할 때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완화한다.
전문가들은 장기간 위축된 비아파트 공급기반을 되살린 점에 주목한다.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단기처방으로 분명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급등한 전월세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 연구위원도 "전세사기 이후 사실상 붕괴한 비아파트 생태계를 수요와 공급 양쪽에서 활성화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기축 빌라와 다가구주택은 여전히 LTV(주택담보인정비율) 제약 등으로 거래가 위축돼 있다"며 "기축 비아파트에 대한 규제완화를 병행해야 실수요자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유통매물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비아파트 공급을 늘려도 수요가 집중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시장을 직접 안정시키기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제한은 전세매물을 축소하고 월세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비사업 활성화도 단기적으로는 전월세 수요를 늘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남 연구위원은 "여러 사업장의 이주가 비슷한 시기에 집중될 수 있다"며 "신축입주가 부족한 시기에 대규모 이주·철거와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 월세화가 겹치면 전월세 가격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비아파트 공급이 아파트 입주 전까지 공백을 얼마나 메울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실거주 전환으로 전세매물이 줄고 정비사업 이주수요까지 늘어날 경우 단기공급 확대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