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통을 가지고 있는 시리얼의 원조 켈로그의 설립에는 훈훈한 일화가 있습니다.
켈로그의 설립자인 윌리엄 K. 켈로그는 요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근무 어느날 환자들 가운데 소화기능이 떨어져 음식섭취를 잘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먹기 편하고 영양도 뛰어난 음식을 생각하기 시작했답니다.
그날부터 환자들을 위해 소화하기 쉬운 곡물을 갈거나 찧거나 압축기로 눌러보는 등 여러가지 시도를 했는데, 대부분 환자들의 입맞에 맞지 않거나 영양소가 파괴되는 등의 문제가 발견됐지요. 마지막으로 증기에 찐 곡물을 롤러에 미는 방식으로 만들어 환자들에게 줬더니 반응이 무척 좋았고, 심지어 퇴원한 사람들에게도 우편으로 보내야할 정도였습니다. 결국 켈로그는 창업했고, 현재 180여개국에 매출 10조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습니다.
이야기를 금융감독원으로 돌려보겠습니다. 금감원은 정보부족으로 사금융을 찾아 연 수백퍼센트의 이자를 부담하는 저신용 고객들을 흡수,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연말 대출중개 사이트를 설립했습니다. 이지론이라는 이름의 이 사이트는 저축은행·신협·새마을금고·대부업체 등 제2금융권 뿐 아니라 시중은행까지 참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지론이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320여곳의 금융사와 연계하다 보니 시스템적 누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지론에서 대부업 상품밖에는 추천받지 못했는데, 저축은행 창구를 찾아보니 저금리 대출이 되는 등의 문제입니다.
이 때문에 금감원에서도 콜센터를 통한 경계고객 보호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즉, 인터넷 신청고객들의 신용상태를 재점검, 보다 금리가 낮은 상품으로 전환유도 한다는 것입니다. 신용회복 지원 등의 콘텐츠도 보강된다네요.
모든 이들이 만족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내기란 참 어렵습니다. 특히 이지론은 금감원에게 켈로그처럼 부와 명예를 올려줄 수 있는 상품도 아니고, "잘해야 본전, 못하면 피박신세"를 면치 못하는 부수업무입니다. 실제 일부 시민단체는 "금감원은 대부업체의 홍보업체"라고 비난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인지 최근 통화한 금감원 담당자의 목소리에 힘이 없더군요.
그간 이지론을 통한 대출이 70억원 가량이고, 이 가운데 60~70%는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고 합니다. 보이지는 않더라도 사금융에서 보호받은 이용자들이 많을 것입니다. 어렵게 시작한 이지론. 금감원에서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힘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