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생색내기성 대부업 정책 남발

정치권, 생색내기성 대부업 정책 남발

반준환 기자
2007.06.08 15:48

대부업 금리상한 조정안 현실과 괴리

대부·사채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며 정치권에서 생색내기식 정책이 남발되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서민들의 비용부담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대출이자 상한선 하향조정안을 내놓고 있는데, 현실과 괴리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무소속 임종인 의원은 지난 4일 '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보호에 관한 법률(대부업법)'에 대한 일부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대부업법상 최고이자율을 40%까지 내린다는 내용인데, 현행 이자율은 법상 70%·시행령상 66%로 되어있다.

의원들의 법률개정과 별개로 정부는 대부업법의 최고이자율을 60%로 하향하고, 시행령을 50%가량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따라서 임 의원의 발의는 최고 대출한도를 50%로 조정하는 정부의 안을 넘어, 40%까지 이자율을 제한하라는 수준이다. 일부에서는 시행령 개정을 더하면 이자율이 30%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를 내놓기도 하고 있다.

얼핏보면 높은 대출금리에 힘들어 했던 서민들의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정책이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지나치게 시장현실을 무시, 실효성이 없을 뿐 아니라 되레 시장의 부작용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기관과 소비자의 금융거래 현실을 보면 이런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우선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저신용자들의 대출부실율을 지적할 수 있다. 대부업체에는 상대적으로 저신용자인 CB(크레딧뷰로·개인신용평가)등급 8~10등급 고객들이 찾는다. 이들은 금융기관 거래고객의 15% 가량을 차지하는데, 대출부실율이 상당히 높다.

한국신용정보에 따르면 신용불량자가 되기 직전인 CB(크레딧뷰로·개인신용평가) 10등급 고객의 경우 대출자산 부실율이 14.36%(2006년 6월말)에 달하며, 9등급 9.05%, 8등급 4.88% 등으로 나타났다.

CB는 제도권 금융기관인 은행, 보험, 카드사, 저축은행 등에서 주로 자료를 받는다. 따라서 분석대상에서 제외된 비제도권 대부업체의 자료가 포함되면 대출 부실율은 30~40%까지 급등할 수 있다. 부실대출에 따른 각종 처리비용과 별도로, 금융기관들은 마케팅·영업관리·자금조달 등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며 적정이윤도 확보해야 한다.

따라서 대부업법의 이자상한을 연 30~40%까지 내리라는 것은, 정부가 금융기관의 모든 부실대출에 대해 책임을 지는 상황에서만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대부업시장은 자금력이 탄탄한 대형 업체들과 대출자산 10억원 미만의 소형업체로 양분된 상황"이라며 "무리하게 대출상한 이자율을 내리면 4만여개 소형업체들이 대부분은 불법사채로 전환해 서민피해가 가중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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