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수사기관내 보험범죄 전담조직 필요

[기고]수사기관내 보험범죄 전담조직 필요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2009.03.18 10:43

['사회악' 보험범죄를 막아라]<1>갈수록 대담·지능화

지난 한달간 우리사회는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저지른 살인사건에 대한 충격과 공포로 얼룩져있었다. 전자충격기, 경보기 등 호신용품 판매가 늘고 여성들의 귀가시간이 당겨지는 등 생활패턴이 변했으며,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란 단어가 방송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모인 곳마다 회자될만큼 강호순이 일으킨 파장은 가히 신드롬에 가깝다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주목할만한 것은 강호순이 보험범죄로 의심되는 여러 사건을 통해 7억원에 가까운 보험금을 수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험범죄방지에 관한 사회적 인식과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부인과 장모가 화재로 사망하면서 4억여원을 받았을 때 보험사와 경찰이 강씨의 보험금 수령 과정을 꼼꼼히 살펴보고 대처했더라면 이후 범죄는 막았을지 모른다는 아쉬움이 보험범죄방지대책마련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시키고 있다.

그동안 보험범죄는 경제적 상황이 어려운 사람이 대기업인 보험회사를 상대로 불합리한 이득을 취하는 행위 정도로 여겨져 다른 범죄에 비해 처벌수위가 낮았다. 이렇듯 보험범죄에 대한 관대한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 손쉽게 보험금을 편취하려고 하는 보험범죄자들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보험범죄에 대한 그간의 인식과 달리 보험범죄는 단순히 보험회사의 손실로 그치지 않는다. 보험범죄는 보험사의 손실을 초래하는 문제점을 넘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선량한 다수 보험계약자의 피해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최근의 보험범죄는 지능적이며 흉포한 특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사회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위해서도 보험범죄방지대책은 그 필요성이 절실하다 할 수 있다.

1975년 우리나라 최초의 보험살인사건인 '박분례 사건' 이후 보험업계는 보험범죄의 방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생명보험업계는 보험범죄방지를 위한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활용하는 한편 SIU(Special Investigation Unit : 보험범죄 특별조사부서)를 운영해 보험범죄의 예방과 적발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증가하는 보험범죄의 척결을 위해서는 법과 제도의 보완이 요구된다. 특히 SIU에 대한 조사권 부여와 금융위의 진료정보 사실확인 요청권의 신설은 보험범죄방지를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하고, 더불어 보험범죄의 심각성과 수사의 전문성을 고려해 수사기관 내에 보험범죄수사 전담부서의 설치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보험범죄는 결코 보험회사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이다. 그동안 보험범죄를 편향된 시각에서 관대하게 대했던 우리사회도 선진국과 같이 보험범죄자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엄격하게 물어야 한다. 보험업계 또한 보험범죄방지활동을 경제적 관점으로 접근해 낮은 수익성으로 평가절하 할 것이 아니라 공익적 관점으로 접근해 시스템과 제도보완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앞으로 보험산업이 '일인은 만인을, 만인은 일인을 위한' 경제적 측면에서의 사회안전망역할을 수행할 뿐 아니라 '제2의 강호순 출현'을 막아내는 사회안전망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