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40년…오해와 진실]<2>
카드회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문제가 시장논리 보다는 사회정책 측면에서 다뤄지고 있는데 당혹스러워 한다.
가맹점 수수료가 사회적인 이슈로 부상한 것은 민주노동당이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 인하운동'을 전개한 2006년 말부터다. 민노당은 재래시장이나 영세상공인 등의 가맹점 수수료가 너무 높다면서 이를 낮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2007년 6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서민경제 활성화 대책을 지시하면서 "가맹점 수수료가 해결되지 않으면 정치논리로 풀어야 한다"고 언급한 후 인하압력이 거세졌다. 그해 8월 정부는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고, 카드사들은 자율협약 형태로 수수료 인하 준비에 착수했다.
카드사들은 2007년 11월 영세가맹점과 체크카드 수수료율을 2.0~2.2%로 일괄 인하하는 한편 일반가맹점도 종전 최대 4.5%에서 3.6%이하로 낮췄다. 이로 인해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는 모두 4200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이듬해 10월에는 서적, 문구, 의류, 미용 등 생활밀착형 중소 가맹점 수수료가 추가로 인하됐고, 수수료 수익은 600억원 가량 더 줄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새 정부 들어서도 다시 서민안정대책의 카드가 됐다. 지난해 연말 이명박 대통령은 "백화점보다 재래시장의 수수료가 더 높은데 이를 개선해 더 낮아지도록 했으면 좋겠다"며 "시장논리만 따지지말고 서민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접근해 조속한 시일 내에 대책을 하련하라"고 지시했다.
결국 카드사들은 올 2월 8만6000여곳의 재래시장 가맹점 수수료도 2.0~2.2%로 하향조정했다. 업계는 사실상 가맹점 수수료를 내릴 여지가 없어졌다고 보고 있으나 정부와 여당은 중소 카드 가맹점의 수수료를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중이다. 국회에 계류중인 가맹점수수료 관련 법안은 모두 9개에 달하며, △가맹점 수수료 상한제 도입 △심의위원회 설치 △소액카드결제 거부권 허용 등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과도한 수수료 인하의 화살은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원리에 충실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전문가는 "중소 가맹점의 수수료를 낮추겠다는 정책 취지는 이해하지만 최근 정치권의 움직임은 지나친 것 같다"며 "경기 침체로 금융권 실적이 악화된 터라 수수료 인하의 부작용이 소비자에게 부메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