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자 주택대출 규제 한다고?

저신용자 주택대출 규제 한다고?

반준환 기자, 임동욱
2009.07.02 17:06

대출비중 미미... 은행 "일률적 규제 어려워" 하소연

저신용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차별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등장했다. 부동산 시장 과열을 우려한 금융당국이 주택대출 옥죄기에 나섰고, 이를 축소하려는 시중은행들이 신용도가 낮은 고객을 타깃으로 잡았다는 것이다.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억제로 서민들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지만, 은행들은 통상적인 리스크 관리 차원일 뿐 주택대출 축소지침과는 무관하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저신용자 대출비중 '미미'= 2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개인신용평가(CB) 9등급에 해당하는 저신용자의 담보인정비율(LTV) 한도를 10%포인트 낮춘데 이어, 10등급에게는 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주택대출 증가세가 지나치게 가파르다고 판단한 감독당국의 권고에 따라 이 같이 결정한 게 아니냐는 추측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9등급 고객들에 대한 LTV 한도를 축소한 건 올 3월이라는 것. 당시 당국은 무리한 대출회수보다는 주택대출의 만기를 연장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 부동산 가격상승과 주택대출 과열을 우려하는 현재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는 얘기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통상적인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대출이자 연체 가능성이 높은 고객들의 한도를 축소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대출 축소의 초점이 저신용자에게 맞춰져있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다. CB 9~10등급 고객들의 대출이 거의 없는 탓이다. 한국신용정보에 따르면 3월말 현재 CB등급별 주택대출에서 9등급과 10등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47%, 0.28%로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이들의 대출부실율 또한 33.6%, 57.6%로 높다. 1~5등급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5% 가량으로 대부분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0등급은 평소에도 대출신청 단계부터 거절되는 게 대부분이며, 일부 특수한 사례를 제외하곤 심사를 통과하기 어렵다"며 "이자를 연체하는 사정을 알면서 대출을 취급하긴 어렵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미묘한 시각차= 당국은 물론 은행권도 주택대출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 개인 고객들의 연체율이 조금씩 오르고 있고, 현재로선 경기침체가 얼마나 갈 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단 주택대출을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줄이느냐는 '각론'에서는 금융당국과 은행들의 미묘한 시각차가 나타나고 있다.

금융당국은 총액관리를 위해 창구지도를 시작하고, 이게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 LTV나 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은행들은 부실우려 대출은 줄이더라도 우량고객까지 축소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주택대출은 은행마다 사정이 다르고, 일선 영업점이 겪을 혼란도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고객들이 대출축소로 겪을 수 있는 불편을 고려하면 일률적인 규제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예컨대 동일한 시점에 아파트에 입주해 중도금을 내는데, 은행대출이 제 각각이라면 엄청난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주택대출을 과도하게 줄이면, 소비자들이 제2금융권으로 몰려 높은 대출이자를 무는 '풍선효과'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06년 중반 은행들이 LTV 규제를 강화하자, 대출 고객들이 외국계 대부업체들에 몰려들었던 전례가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권 전체적으로 주택대출 총액은 줄여야 하나, 시기와 속도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부동산 과열지구의 대출한도를 줄이되 서민 분양자들이 많은 곳은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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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바이오부장을 맡고 있는 임동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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