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금융사업, 그들만의 잔치]①
< 앵커멘트 >
농민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이 설립 목표인 농협. '농민의 든든한 벗'이기를 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금융사업에 치중하면서 농업협동조합이라는 정체성까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농촌 지원을 위해 정부의 정책자금까지 배분받는 농협의 실상, 김수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전북에 거주하고 있는 이영배씨.
몇 년 전 정부보조금을 받아 고구마 종순 생산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자금 대출입니다.
[인터뷰]이영배 씨/전북 익산
"이런 사업을 하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아무래도 농촌이라는 곳이 경제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처음 시작하는 시설비가 막대한 것이 어렵습니다."
국산 농산물을 유통해 농가 소득 향상에 기여하고 이영배씨와 같은 농민들에게 체계적으로 농업 자금을 지원한다는 것이 농협의 출발이었습니다.
지역단위 조합으로 시작됐던 농협을 하나의 끈으로 묶기 위해 중앙회라는 조직이 탄생됩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습니다. 농협중앙회가 생기면서 농협은 급속도로 관료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농림수산식품부는 농업 관련 예산으로 한 해 15조원을 책정해 상당 금액이 중앙회에 정책자금이라는 명목으로 지원합니다.
농협을 통해 지원되는 정책자금은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배분 기준을 정하지만 일선 조합에서는 중앙회가 자체적으로 배분하는 자금도 적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농협중앙회를 통해 배정한 정책자금 중 얼마만큼이 실질적으로 농민과 농업을 위해 사용되는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조합에서는 정부의 예산을 지원 받는 방법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인터뷰]A지역농협 조합장
정부 예산이라든지 중앙회 예산이 많이 있지만 (농협중앙회쪽과 활발하게) 움직이지 않은 조합) 사람들은 있는지조차 몰랐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는 농협 21개 자회사 임원 40여 명이 금융위기가 극에 달했던 2008년에 연봉으로 거의 70억 원을 가져갔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임원 1인당 평균 연봉이 1억7500만원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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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60여명 조합장들도 평균 7천만 원의 연봉을 보장 받고 있었습니다. 중앙회 임원들의 연봉은 이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정감사 때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농협은 금융위기 때인 2008년에 800억 원이 넘는 규모의 골프회원권과 콘도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져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은 국정감사 때 이와 관련 "직원들의 골프장 이용이 늘어난 것은 자신이 대외적인 활동을 지시했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한국 농민을 지원하고 농촌을 살린다는 명분으로 매년 정책자금을 받고 있는 농협. 정작 농민은 이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체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수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