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대기업보험사 제재내용 공시..공정위도 그룹 내부거래 주시
금융당국이 대기업들의 그룹 내 부동산 돌려막기와 몰아주기에 대해 경고 사인을 보냈다.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로 오피스(업무용 빌딩) 매매가 원활하지 않자 일부 대기업들이 그룹 내 보험사 등 금융사를 중심으로 소유권 이전 작업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막겠다는 뜻이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한화손해보험(6,260원 ▼40 -0.63%)등 일부 금융사에 대한 제재내용을 일제히 공시했다. 최근 2 ~ 3년 사이 제재한 내용 중 공개의 필요성이 있거나 알려도 무방한 내용에 대해 선별적으로 공시하기로 한 것이다.
관심을 끄는 부분은 2008년 이뤄졌던 한화손해보험에 대한 과태료 부과다. 당시 한화손해보험은 기존의 태평로 사옥을 매각하고 새로운 사옥(여의도 한화증권 빌딩)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소유액이 법적 한도를 넘어서 제재를 받았다. 현재 보험업법에서는 총자산의 15 ~ 25%(당시 기준으로는 총자산의 15%)내에서만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도록 했지만 한화손보가 이를 넘어선 것이다.
당시 한화그룹은 그룹 계열사의 사옥 재배치와 이전에 처분했던 건물들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한화손보 대한생명 한화증권 한화투신 등 금융사를 중점적으로 활용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계열사들은 금전적 손실을 보기도 했다. 특히 한화손보는 당시 태평로 사옥을 매각하며 700억여원의 차익을 거뒀지만 더 많은 비용을 여의도 증권빌딩 매입에 쓰며 사실상 밑지는 장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융계에서는 한화손보에 대한 제재가 2년 가까이 지난 사안이지만 최근 공개는 새로운 함의를 지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삼성생명과 동부화재 등 대기업 주력 금융사들이 활발한 부동산 거래를 하고 있는 시점에서의 공개라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동부화재(160,300원 ▼2,700 -1.66%)는 지난 6월 서울역 앞의 게이트웨이타워를 사들였고, 삼성생명도 삼성전자로부터 태평로 삼성 본관사옥을 매입했다.
동부화재는 회사의 사무공간(콜센터 등) 재배치 목적도 있지만 게이트웨이타워가 위치한 용산구 동자동과 서울역 인근에서 그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부동산 개발 사업 등을 측면 지원한다는 의미도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생명(222,000원 ▼4,000 -1.77%)은 지난해 말 삼성전자로부터 삼성본관을 5048억원에 사들이고 과천 건물은 삼성SDS에 429억원에 매각하는 등 그룹 내 부동산 재배치의 중심에 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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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회사는 보유 현금은 풍부한데 비해 투자대상은 부족한 상황으로 부동산 임대 수익 등을 고려한 합리적인 결정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금융당국은 제재내용 공개에 대해 고객의 알 권리와 금융회사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대기업들이 계열 금융회사에 퇴직연금을 몰아준데 이어 최근에는 부동산마저 계열 금융회사들이 대거 떠안는 것에 대해 시장의 공정성을 해치지 않는지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당국자는 “반복적인 법 위반은 가중 제재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차원”이라며 "개별 회사보다는 법위반 행위의 대표 유형을 내놓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