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BCC 투자 이사회 기망 등 법 위반..전현직 부행장 3명 포함 9명도 중징계
금융감독원은 19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올 초 실시한 국민은행 종합검사와 관련,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에 대한 '문책 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확정했다. 이번 제재로 강 전 행장은 앞으로 3년 간 금융회사 임원이 될 수 없어 사실상 금융권 복귀가 어려울 전망이다.
금감원은 또 강 전 행장 외에 국민은행 전·현직 부행장 3명과 본부장 이하 직원 5명 등 8명도 각각 '문책 경고 상당'과 '감봉'의 중징계 했다. 이 밖에 78명 임직원은 '주의' '견책' 등의 경징계 조치를 당해 모두 88명이 징계됐다. 사상 최대의 징계규모다.
금감원은 올해 1~2월 국민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실시,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지분 인수, 10억 달러 규모의 커버드본드 발행 등에서 중대한 법규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국민은행은 2008년 9392억 원을 들여 BCC 지분 41.9%를 인수했지만, 국제 금융위기로 주가가 폭락하며 약 40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강 전 행장은 투자결정 과정은 물론 BCC의 유동성 부족 문제, 현지 감독당국의 충당금 적립 요구 등의 중대 사안을 이사회에 허위보고 했거나 누락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분의 보고서를 강 전 행장이 직접 보고받았고, 지시를 했다는 내부 진술을 확보했다"며 "여러 귀책사유 중 가장 중요한 게 BCC 투자 건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국내 최초로 10억 달러 규모의 구조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한 것도 문제 삼았다. 발행 과정에 1000억 원에 가까운 스왑비용 등 과도한 수수료를 지불해 회사 측에 손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커버드본드 10억 달러 중 절반가량인 5억 달러를 원화로 스왑했다. 원화 경색현상이 일어나지 않은 이상, 고비용으로 달러를 빌려 원화로 바꿔 비용이 이중으로 들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연초 대차대조표 상의 주요 재무 계수와 전산 원장 수치를 불일치한 상태로 수년간 방치했다 적발된 것도 중징계 사유에 해당됐다.
금감원은 지난달 29일 강 전 행장에 중징계를 통보하고 소명자료를 제출받아 검토작업을 진행했다. 강 전 행장은 소명을 위해 이날 변호사를 대리 출석시켰지만, 금감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재심의위는 이날 또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를 부실 판매한 책임을 물어 신한·우리·하나·외환·한국씨티·SC제일·산업·대구·부산은행 등 9개 은행과 소속 임직원 72명에 대한 징계를 확정했다. '감봉'이 4명, '견책' 14명, '주의' 54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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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지난 2008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14개 시중은행을 상대로 통화옵션상품 판매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9개 은행에서 계약 기업의 연간 수출액을 초과해 거래계약을 맺는 등의 문제를 적발했다.
이후 해당 은행 임직원에 대한 제재 절차를 진행하다 지난해 9월 제재 심의를 보류했다. 은행과 중소기업 간 진행 중인 소송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런데 중도에 재판부가 변경돼 소송 결과를 마냥 기다릴 수 없어지자 지난 7월 10개월 만에 심의를 재개했다.
이날 제재는 키코 논란과 관련, 은행책임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비쳐질 수 있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소기업과 은행 간 118건의 민사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러나 "내부통제를 받지 않고 고위험 상품에 투자해 손실을 입어 은행 건전성에 영향을 미친 것에 대해 징계했다"며 "이날 제재는 키코 상품의 문제 여부나 계약의 유효성을 따지는 소송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