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회장 우리금융 민영화 관련 연일 발언···당사자들 '발끈'
어윤대 KB금융 회장이 우리금융 민영화와 관련한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는 것을 두고 다른 은행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라는 눈총이 쏟아지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어 회장은 "우리금융지주를 빨리 매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열린 한 강연에서도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지주가 합병을 하는 방안에 대해 찬성한다"며 우리금융 민영화 문제를 언급했다.
어 회장은 회장 내정자 시절부터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국내금융그룹이 나와야 한다"며 은행 대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리금융과의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언급해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KB금융 주가가 하락하고 국민은행 노동조합이 강하게 반발하자 태도를 바꿨다. 그는 취임 후 KB금융의 '체질개선' 필요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우리금융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이를 두고 리딩뱅크 수장으로서 신중치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KB금융이 우리금융 인수전(戰)에 손을 뗀 상황임에도 민영화와 관련한 발언들을 쏟아내는 것을 두고 민영화 당사자인 우리금융과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하나금융은 내심 불편한 기색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심사소위원장을 지내 인수합병(M&A)은 금융회사의 생사와 직결된 민감한 문제라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어 회장이 이에 대해 자주 언급하는 것은 금융그룹 수장으로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금융 산업 발전을 위해 민영화나 대형은행 탄생이 필요하다는 어 회장의 발언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현재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경쟁은행 수장이 자주 거론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어 회장과 이미 한차례 간접적인 설전을 주고받은 경험이 있다. 어 회장은 내정자 시절 "KB금융도 세계 50위 은행인 SC금융그룹(자산 4351억달러·약 522조원)처럼 키우겠다"며 우리금융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M&A는 상대가 있는데 특정 대상(매물)을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또 "M&A는 규모보다 핵심 역량을 키우고 시너지를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 세계 50위권 은행이라도 망하는 경우가 많다"며 어 회장의 메가뱅크론에 대해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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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어 회장이 우리금융 인수전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마당에 남의 집 일에 감놔라, 배놔라 하는 것은 금융그룹 회장의 자리를 넘어선 행동"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