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사태', 금융사 지배구조 어떻게

'신한 사태', 금융사 지배구조 어떻게

오상헌 기자
2010.09.15 17:40

국내 금융권, 취약한 지배구조 이슈 부상… CEO 견제·승계프로그램 도입필요

신한금융지주 사태를 계기로 금융회사 지배구조 이슈가 금융권의 화두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최고 경영자(CEO)들의 '권력다툼'으로 전개된 신한 사태가 '취약한 지배구조'로 인해 비롯됐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면서다. 금융권에선 바람직한 금융회사 소유 및 지배구조 공론화를 통해 제2, 제3의 신한 사태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신한 '권력갈등', 지배구조 문제 이슈화= 신한지주는 그 동안 자타가 공인하는 금융권의 모범적인 지배구조 사례로 거론돼 왔다. '관치논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KB금융지주, 정부에 의해 CEO 교체가 잦았던 우리금융지주에 비해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췄다는 점에서다. 올 초 네 번째 연임에 성공한 라응찬 회장이 강력한 '리더십'으로 조직을 이끌고 신상훈 사장과 이백순 행장은 뒤를 받치는 구조였다.

하지만 신한 사태는 주인없는 금융회사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대리인 문제'를 수면 위로 재차 끌어올렸다. 여러 주주들로부터 막강한 영향력을 위임받은 전문 경영인들이 회사와 주주의 이익과는 무관한 갈등 양상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신 사장에 대한 검찰 고소와 해임 추진 등의 전개 과정에서 신한지주 주주들은 논의 틀 자체에서 배제돼 있었다"며 "대리인 문제가 불거진 셈"이라고 해석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사회와 사외이사의 역할과 기능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CEO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돼 있지만 사외이사 중 상당수가 CEO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구조에선 견제와 균형이 설 자리가 없다"며 "특히 CEO 1인에게 과도한 권력을 부여될 경우 이사회의 역할이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배구조 정답 없어, 진동수 "제도 개선 나설것"= '대리인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길은 금융회사의 주인(대주주)을 찾아주는 것이다. 현재 국내 4대 금융지주 회사 중 정부가 절대 지분(56.97%)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을 제외하곤 모두 소유권이 분리돼 있는 상태다. 하지만 금융회사의 공공적 특성상 대주주를 두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정부가 금산분리 원칙(산업자본 금융사 지분을 9% 이상 보유금지)을 고수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일각에선 금융회사 지배구조 문제가 소유구조에서 비롯됐다는 의견도 있지만 글로벌 금융회사들도 대개 주주가 분산돼 지배구조 리스크 없이 원활한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따라서 금융회사 소유 및 지배구조에 정답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제도 자체에 대한 보완도 중요하지만 운용의 묘를 살릴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KB금융과 신한 사태는 모두 제도보단 이를 운용하는 사람의 문제였다"며 "정부는 관치의 유혹을 뿌리치고 CEO들도 부여된 권한 이외의 권력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민영화를 앞두고 있는 우리금융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깊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15일 "금융당국으로선 이런 문제(신한 사태)를 교훈삼아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신한 사태와 관련한) 관계자는 다 책임져야 한다"고 말해 신한지주 지배구조 개편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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