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의 저축은행 환부 도려내기가 서슴없다. 지난 17일 저축은행 2곳을 영업정지 시킨데 이어 19일 추가로 4곳의 문을 닫게 했다. 이틀 새 6개가 문을 닫았다. 연초 삼화저축은행까지 하면 두달새 7곳이다. 게다가 이번 조치는 토요일 아침에 내려졌다. 그만큼 당국의 의지가 강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번 조치로 예금인출 사태를 주도한 부산 계열은 모두 영업정지를 당했다. 부실 저축은행으로 우려가 높았던 곳도 포함됐다. 표면상으로 보면 무더기 영업정지다. 하지만 예상됐던 곳이 문을 닫았을 뿐이다. 불안감 증폭보다 불확실성 해소에 방점이 찍히는 이유다. 연이은 영업정지 조치로 부실 저축은행 정리 작업이 어느 정도 일단락됐다는 얘기다.
◇또 영업정지?= 저축은행 구조조정 흐름을 보면 금융당국의 구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금융위는 지난 17일 부산 계열 5개 저축은행에 대해 모두 영업정지 조치를 내리려 했다. 유동성이 악화된 것은 부산과 대전 등 2곳이었지만 이 두 곳의 문을 닫으면 부산 계열 다른 저축은행에서도 예금 인출 사태가 벌어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동성이 충분해 버틸 수 있다는 부산 계열사의 말에 일단 기회를 줬다. 자칫 법적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결과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부산·대전 저축은행 영업정지 후 나머지 부산 계열 3개사에서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이 일어났다.
영업정지 첫날 오전 전주저축은행의 돈이 바닥났을 정도다. 17∼18일 이틀간 부산2저축은행이 지급한 예금은 2천700억원에 달하고, 중앙부산저축은행은 860억원, 전주저축은행은 34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금융당국은 추산했다.
보해저축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이 5%에 미달하는 저축은행 5개 중 한 곳이다. 이름이 거명되면서 돈을 찾겠다는 고객이 몰렸다. 금융당국이 바랐던 시장의 판단은 아니었다.
◇여기까지… '전이 끝'= 연이은 저축은행 영업정지 조치에도 불구, 불안감은 크지 않다. 영업정지 조치를 당한 곳은 이미 예견됐던 곳인데다 부실 저축은행이 사라지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이유에서다.
시장 흐름을 봐도 그렇다. 부실 저축은행에서만 '뱅크런'이 있었을 뿐 전반적으론 동요가 없었다. 영업정지 첫날인 17일 오후 4시 기준 19개 대형 저축은행의 예금 순유출액은 1456억원으로 삼화 때 같은 시점의 유출액 2744억원의 절반에 그쳤다. 또 이틀째인 18일 102개 저축은행의 예금 인출액은 4353억원으로 삼화 때 6947억원의 62.7%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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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104개 저축은행중 괜찮은 저축은행으로 분류된 94개 저축은행의 인출 규모는 17일 5742억원에서 18일 2558억원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부산 계열 둥에만 인출이 집중된 셈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문제가 될 곳에 대해 조치가 내려졌기 때문에 이제 나머지 저축은행의 불확실성은 줄었다"며 "대규모 예금인출만 없으면 시장이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환부를 도려내 전이를 막은 만큼 시장이 진정될 것이란 기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