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대출중단사태 직전 '막차 마케팅'

신한은행, 대출중단사태 직전 '막차 마케팅'

배현정 기자
2011.08.22 11:08

중단 전 대출한도 확대 권유

지난 17일 직장인 이모씨는 신한은행으로부터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최대한 늘려 놓으라'는 안내전화를 받았다. 평소 마이너스통장 연장 날짜가 임박해서 안내전화가 오곤 했지만, 한달도 더 남은 상태에서 연장은 물론 한도도 늘리라고 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씨는 최근 마이너스통장을 거의 쓰지 않아 한도를 줄이려 하고 있었기 때문에 계획에 없던 한도 상향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보고 싶었지만 "내일부터는 대출이 중단된다"는 얘기에 서둘러 신청하게 됐다는 것. 그는 "일단 '마이너스통장의 한도를 늘려놓고, 줄이는 것은 쉬우니까 쓰지 않으면 줄이라'는 권유를 받고 고민 끝에 한도를 1000만원 더 늘렸다"고 말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지난 18일 대출중단을 실시하기 직전, 일부 고객들을 대상으로 '막차 마케팅'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중단이라는 내부 방침이 결정된 후 마지막 실적을 올리기 위해 고객들에게 "최고 한도액까지 대출을 받아놓을 것"을 고객들에게 권유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당국의 권유로 대출을 중단하는 초강수를 선택했지만, 이를 악용해 금융소비자에 불안감을 심는 방식으로 오히려 대출을 늘린 것. 이는 시중은행들이 기존 가계대출 상환 독촉에 나서겠다며, 주택 등을 담보로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어 놓고도 거의 쓰지 않는 고객에게 조기 상환을 요구할 것이라는 방침과도 배치된다. 신한은행의 8월 대출증가율은 7월에 비해 0.57% 늘어, 금융당국이 제시한 기준선인 0.6%를 코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막차 마케팅'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만기 시점에 곤란을 겪을 수 있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사전에 연락을 취한 것"이라며 "불특정다수가 아닌 기존 신한은행 고객들에게 대출중단 전날 대출증액을 권유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부 고객들은 "대출을 자제하겠다고 창구를 막아놓고선, 중단사태 전날 긴급하지도 않은 사람들에게 미리 돈을 최대한도로 끌어다 놓으라고 한 것은 무슨 속셈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