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발급 DTI 도입 등 구조 개선…인식 전환 변행 돼야
"이제 신용카드로 돈 벌 생각은 말아야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
카드 시장 구조 개선에 대한 금융당국의 의지는 확고했다. 대책의 이름부터 '신용카드시장 구조개선 종합대책'이다. '구조'를 바꾸는 게 목표다. 그간 건전성 관리, 과당 경쟁 자제 등의 이름으로 카드사를 압박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얘기다.
실제 금융당국은 올들어 세 차례 카드 대책을 내놨다. 카드 대출 충당금 적립금을 높이는 등 각종 규제책이 주였다. 지난 6월엔 '특별 대책'까지 만들었다. 카드 자산, 신규 카드 발급, 마케팅 비용(율) 등 3대 지표에 한도를 설정하는 이른바 '총량 규제'다.
이 정도로도 '관리'는 가능하다. 하지만 '근본적' 치유는 어렵다. 시장 구조 자체가 '비정상'인 탓이다. '카드남발 → 사용액 급증 → 경기 악화 → 연체율 급증·카드대란'으로 이어지는 고질적 악순환의 고리도 결국은 '비정상적 구조'에서 비롯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판 자체의 문제"라고 했다. 금융당국이 구조에 손을 댄 이유다.
카드 시장에 대한 접근법은 간단하다. 신용카드는 '죽이고' 체크카드는 '살리자'는 게 골자다. 카드결제의 편리성은 살리면서 외상결제가 당연시된 기현상은 바로잡자는 취지다.

카드 발급 때나 사용 한도 부과 때 소득·자산 등을 보기로 한 게 대표적인 예다. 카드의 출발점인 '발급'부터 정상화하자는 얘기다. 카드사별로 '자율'이 주어지지만 가이드라인은 금융당국이 제시한다. 대출 억제 때 쓰던 정책과 비슷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존 은행 대출과 연동되지는 않지만 소득을 감안해 신용카드를 발급한다는 측면에서 일종의 총부채상환비율(DTI) 개념이 도입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것은 '제재'까지 염두에 둔다는 점이다. 회사뿐 아니라 최고경영자(CEO)가 대상이다. '자율' '지도'로는 한계가 있다는 금융당국의 의지가 묻어난다. 물론 제재를 목적으로 한다기보다 구조 개선의 선봉에 CEO가 서야 한다는 '압박'의 의미도 깔려 있다.
신용카드에 대한 CEO의 인식 전환을 요구하는 메시지도 담겨 있다. 신용카드는 화폐를 넘는 지급 결제 수단이자 사회적 인프라가 됐다는 게 금융당국의 인식이다. 금융 상품, 이에 따른 건전성 관리 수준을 넘어서는 차원의 문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회적 인프라라면 수익만 생각할 수 없는 것"이라며 "마구잡이로 돈을 벌어보겠다는 생각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금융당국의 강한 의지가 '현실화'될 지는 미지수다. 우선 대안 부재다.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활성화한다지만 '묘안'이 마땅찮다. 계좌 이용 수수료 부담 경감, 소득 공제 확대 등이 방안으로 거론되지만 획기적이진 않다. 신용카드 결제에 익숙해진 생활 문화를 바꾸기엔 미흡한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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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보다 더 높은 소비자의 벽도 부담이다. 실제 이번 대책 마련 과정에서 빠진 방안을 보면 카드사보단 소비자를 의식한 게 대부분이다. 휴면 카드 자동 해지는 유예기간(6개월)을 두는 것으로 조정됐고 카드 재발급 절차 강화 조치는 백지화됐다. '1만원 이하 소액 결제 거부'는 논란 끝 '성역'이 됐다. "신용카드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이 돼 버렸다"(금융당국 관계자)는 푸념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를두고 구조 개선뿐 아니라 신용카드에 대한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인사는 "정부건, 카드사건, 가맹점이건 누구의 잘못이 큰지 따지기보다 신용카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며 "소비자는 과도한 혜택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카드사는 체크카드 시장을 통한 꾸준한 수익 창출을 꾀하면서 전반적으로 구조를 바꿔가야 시스템이 안정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