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2012년 업무보고...연대보증 대폭개선, 中企 전문투자시장 개설
"내년 금융정책의 핵심은 시장안정과 창업·중소기업 지원 혁신시스템 마련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지난 27일 출입기자단 송년 세미나에서 한 말이다. 김 위원장은 전자를 '방어전'에, 후자는 '공격전'에 빗댔다.
금융위원회가 30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2012년 업무계획'은 김 위원장이 예고한 그대로였다. '시장안정'과 '창업·중소기업 금융환경 혁신'을 두 축으로 정책 방향이 제시됐다. 다만, 방점은 공격전인 후자에 찍혔다.
유럽 재정위기와 국내 실물경기 위축,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안한 국내외 정세를 고려해 금융시장 안정에 만전을 기하되, 창업 환경과 중소기업 금융 인프라의 대대적 혁신을 통해 성장동력 확보와 고용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내년 경제전망과 관련해 "유럽 재정위기 지속으로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내 경기도 둔화해 중소기업, 서민층의 어려움이 예상되고 금융부문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위는 이에 따라 외국인 자금유출입 동향과 금융회사 외화 유동성 상시 점검, 신속하고 과감한 위기대응계획(contingency plan) 실행 등을 통해 시장안정을 위한 선제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우리 경제의 잠재 뇌관인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선 대출 증가율을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이내에서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증가속도가 가파른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중점 관리 대상이 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이밖에 은행 내부유보금 확대와 예대율 규제 등을 통해 금융회사 위기대응 능력을 확충할 방침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대신 단순자기자본비율 등 다른 자본규제가 도입된다. 신협은 출자금 제도를 개선해 자본확충을 유도하기로 했다.
청년·기술창업과 중소기업 금융환경 혁신 대책은 김 위원장이 "두고 보라"고 말한 대로 종합적이고 다각적인 대책이 담겼다. 창업 활성화를 통해 기업가 정신을 고취시키고 실패한 사업가의 재기를 돕겠다는 게 창업 대책의 골자다.
금융위는 창업을 가로막는 주요 걸림돌이었던 연대보증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키로 했다. 개인사업자의 경우 원칙적으로 연대보증을 폐지하고 법인 공동창업자의 보증 부담도 크게 낮춰줄 계획이다. 은행 등 금융권이 5000억원을 출자해 청년창업을 지원하는 공동펀드도 조성된다. 1만여개 기업에 5000만원 안팎의 창업 투자·융자를 해주는 방식이다.
사업에 실패한 중소기업인의 채무 감면폭을 확대하고 신용회복에 들어가면 최대 2년간 변제금 상환을 유예해 주는 방안도 추진된다. 기업인들의 자활을 도와 창업과 재기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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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금융 인프라 대책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소기업 주식 전문투자자시장' 개설이다.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에 이어 중소기업에 특화된 제3의 시장을 만들어 중소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쉽게 직접금융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밖에 정책금융기관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출 외에 지분투자에도 나서는 '복합금융' 활성화 방안도 마련된다.
금융위는 또 은행 등 금융회사의 여신 관행을 개선해 담보 중심에서 신용대출 위주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정당한 절차로 대출 심사한 임직원은 사후 부실이 발생해도 면책 대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