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론스타 해법, 국회가 할일 따로 있다

[현장클릭]론스타 해법, 국회가 할일 따로 있다

오상헌 기자
2012.01.0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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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론스타는 괴물이다. (가격을) 조금 비싸게 주더라도 빨리 내보내야 한다. 그래야 새살이 돋고 무언가 될 것이다".

지난해 9월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 우제창 민주통합당(당시 민주당) 의원이 김석동 금융위원장에게 한 말입니다. 우 의원은 "매각명령을 내리는 것까지가 정부가 할 일"이라고도 했습니다. 론스타를 둘러싼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끝내고 국내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생산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얘기였지요.

# 그로부터 3개월 후인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장. "론스타를 이대로 두면 4조원 이상의 엄청난 수익을 갖고 먹튀하게 된다. 이런 시급성을 감안해 론스타에 대한 국정조사와 감사원 감사를 해야 한다".

새해 예산안 표결을 앞두고 자유토론에 나선 우 의원은 론스타에 대한 국조와 감사 청구를 요구했습니다. 이전 입장과는 180도 달라진 겁니다. 민주통합당은 여당인 한나라당에 론스타 국조나 감사원 감사 안건 채택에 합의하지 않으면 예산안 합의 처리를 할 수 없다고 했다고 합니다. 결국 한나라당이 거부하자 민주통합당은 예산안 표결에 불참했습니다.

민주통합당의 입장이 이처럼 강경해진 이유는 뭘까요. 그 사이 적잖은 상황 변화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론스타의 일본 내 자회사인 PGM홀딩스의 존재가 드러나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 의혹이 불거진 게 단적인 예입니다. 시민사회단체 일각에선 2003년 외환은행 매각 당시 금융당국의 부실 심사 의혹을 추가적으로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모든 게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26일 국회 정무위에 보고한 내용처럼 현행법상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해도 정부가 내릴 수 있는 조치는 보유주식 추가 매각명령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자체를 무효화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대한 의혹은 2006년 6월 감사원 감사와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에 대한 대법원 무죄 판결로 결론이 난 사안입니다. 법을 관장하는 입법부(국회)가 이런 사실을 모를 리는 없을 겁니다.

이런 맥락에서 민주통합당의 강경 모드에 다른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 더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론스타에 단죄를 요구하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약칭 금노)가 올해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에 참여하면서 '표'를 쥔 금노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겁니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한국노총의 주축인 금노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선거를 앞둔 정치권에 '포퓰리즘'(대중 영합주의)의 망령이 되살아났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금융당국은 이달 안에 법률 검토를 거쳐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에 대한 판단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론스타의 일본내 자회사인 PGM홀딩스가 론스타의 특수관계인(자회사나 계열사 등)에 포함되느냐 여부가 쟁점입니다. 지난해 말 현재 자산합계 2조8000억원에 달하는 PGM홀딩스가 특수관계인에 포함되면 산업자본으로, 제외할 경우 금융자본으로 결론날 가능성이 큽니다.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에 대한 판단은 행정부의 고유 업무입니다. 국회가 할 일은 따로 있습니다. 론스타 논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비금융주력자 제도를 비롯한 은행 소유규제 관련법을 재정비하는 일입니다. 국회는 입법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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