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금 임시로 재직 중에 있습니다. 경영진을 안정시키기 위해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습니다."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1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자마자 임시주총 개최 이유부터 이같이 설명해야 했다.
이날 오전 10시, 외환은행 임시주총장은 늦게 온 사람들이 앉을 자리를 찾지 못할 정도로 꽉 찼다.
개회가 되자마자 한쪽 가슴에 주주번호와 주식수가 적힌 명찰을 단 주주들은 서로 발언권을 달라며 "의장"을 외쳐댔다.
첫번째 발언부터 심상치 않았다. 정기주총이 보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임시주총을 개최한 저의가 무엇이냐는 의혹이었다. 또 감사가 참석을 했는데 왜 감사보고부터 제대로 하지 않느냐는 질책이었다.
윤 행장은 이에 대해 "정기주총까지 기다리기 어려워 임시주총을 개최했다"며 "경영을 하루빨리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임시 대표이사가 아닌 정식 대표로서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또 감사보고서는 결산주총에서 하게 되어 있으니 기다려달라고 덧붙였다.
주주들의 질책은 시작에 불과했다. 우선 외환은행의 사회적 책무를 1호 의안으로 상정했으나 일부 주주들이 이익을 추구하는 주식회사에서 정관서문에 사회적책무를 명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발, 사회적책임 앞에 고객·주주·직원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문구를 삽입한 수정제안이 통과됐다.
이익배당 부문도 변경됐다. 3, 6, 9월 말에 분기배당을 실시할 수 있도록 했던 정관을 6월 말 기준 중간배당만 하도록 했다.
소액주주들은 또 2호 의안인 임원들의 스톡옵션 68만주의 승인과 관련 "과거 '감자'를 당했던 때를 회상하며, "임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주고, 직원들에게는 200~500%의 보너스를 주면서 소액주주들에게도 보상을 해달라는 주문을 했다.
3호 의안인 이사 선임에서는 윤용로 외환은행장의 임기가 당초 3년에서 2년으로 줄어들었다. 윤 행장이 스스로 "하나금융이 하나은행장 임기를 2년으로 줄인 것을 고려해 내 임기도 3년에서 2년으로 줄일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주주인 하나금융지주가 윤 행장의 임기를 2년으로 수정하는 긴급 제안을 하면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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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들은 이사 선임 승인에 앞서 사외이사를 절반을 소액주주에서 뽑자는 의견을 냈다. 또 상임이사와 사외이사 선임 건은 별도로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무엇보다 주식가치 제고와 배당을 제대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주총 자체가 무효라는 주장도 나왔다. 론스타 재판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므로 이날 임시주총은 법적효력이 없다는 것. 한 주주는 하나금융과 외완은행에 내용증명도 보냈다면서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의 대주주 자격을 박탈당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윤 행장은 이에 대해 "주주가 잘못 안 것 같다"며 "오늘 임시주총은 적법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발언권을 얻은 주주들은 먼저 "의장, 주주들의 말을 겸허하게 잘 들으세요" "주총장에서 주주들은 누구나 몇번이고 발언할 수 있는 겁니다"라고 다그치기도 했다.
윤 행장은 이에 대해 주주들에게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 그는 "가급적 많은 분들에게 발언 기회를 드리려고 했는데 오해가 있었던 거 같다"며 "사과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이날 주총에서 윤용로 외환은행장, 장명기 외환은행 대기업사업그룹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사외이사로는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 김주성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방영민 전 서울보증보험 사장, 천진석 전 하나증권 대표, 한기정 서울대 법과대 부학장,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교수, 라비 쿠마르 전 KAIST 경영대학장 등 7명을 선임했다. 감사위원으로는 권영준, 방영민, 한기정 이사를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