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금융사랑방버스 이끄는 황진하 금감원 수석의 전국 방문기
반년 남짓한 기간 동안 전국을 132번이나 떠돈 금융감독원 직원들이 있다. '금융사랑방버스'를 운영하는 이들이다.
금융사랑방버스는 금감원이 바쁜 생업 때문에 금융 상담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기 위해 지난해 6월 만들었다. 34인승 버스를 개조해 상담테이블을 설치하고 무선인터넷을 비롯해 영상기기 등 각종 사무용품을 갖췄다.
실무를 담당하는 황진하 금감원 금융교육국 수석조사역은 사랑방버스를 이끌고 수도권 73회, 지방 59회를 방문했다. 주당 평균 3.7회 꼴이다. 영업일수를 기준으로 하루 정도를 빼고는 매일 현장을 찾았다는 얘기다. 전통시장, 농어촌, 군부대, 북한이탈주민센터 등 상담행사를 실시한 장소만 213곳이다.
황 수석은 "지난달에는 한국음식점연합회의 요청으로 대전에서 상담을 실시했는데 전국에서 소속 자영업자 200여명이 몰려 깜짝 놀랐다"며 "소상공인 등 수요가 많은 계층을 중심으로 금융교육과 상담을 꾸준히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상담해준 사람만 3000여명 가까이 되다보니 사연도 많다. 지난해 여름 경북 상주의 한 시장을 방문했을 때다. 50대 여성이 전화를 걸어와 "버스에서 상담을 받고 싶은데 병원에서 간병사로 일하고 있어 자리를 비울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황 수석은 버스를 끌고 병원으로 직접 찾아갔다.
이 여성은 남편의 사업실패로 제2금융권 등에서 3000만원의 보증 채무를 지고 있는 상태로 기초생활보장수급자였다. 상담결과 개인워크아웃 신청이 가능했고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서 신청비 면제는 물론 연체이자 전액 감면과 상각채권에 한해 원금 50% 감면까지 가능함을 안내받았다. 이 같은 사실조차 모르고 막막한 삶을 이어오던 여성은 비로소 웃음을 되찾았다.
보람도 많지만 애로사항도 만만찮다. 3~4시간씩 걸리는 지방 이동시간에 진이 빠지기 일쑤다. 특히 해당 지자체가 협조할 의지는 있지만 담당부서에 업무가 몰리다보니 실질적 도움을 받지 못할 때가 많다. 상담수요가 많은 서민들이 사는 지역을 발굴해 효과적으로 상담일정을 잡는 일은 지자체의 협조 없이는 힘들다.
심지어 사랑방버스를 주차할 공간이 없어 애를 먹는 경우도 종종 있다. 황 수석은 "한군데 계속 주차하기가 곤란해 주위를 빙빙 돌면서 상담업무를 진행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금융 소외계층을 위해 발로 뛰는 뿌듯함이 크다. 황 수석은 "금융소비자보호와 서민금융 지원은 금감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되고 있다"며 "일선 실무자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금융사랑방버스를 추가로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운영 중인 버스 1대로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임대아파트, 전통시장 등 취약계층 집중지역을 찾아가는데 역부족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