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태두 금감원 민원상담팀장 "앱으로도 상담 추진"

"올케가 가져간 제돈 돌려주세요" 2011년5월 금융감독원에 절박한 한 여인의 민원이 접수됐다.
민원인이 미국에 있는 동안 제3자(올케)가 민원인을 가장해 은행에서 2억3000여만원이나 인출한 사건이었다.
금감원이 조사해보니 이 올케는 민원인의 주민등록증 사진과 머리모양까지 똑같이 꾸미고 은행을 방문해 돈을 빼내갔다. 금감원은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서만 8차례에 걸쳐 해당 은행에 자료요청을 했다.
사법처리 과정과 별개로 피해금액을 신속히 복구하는 게 절실했다. 금감원은 같은 해 7월 분쟁조정위원회에 회부해 은행이 민원인의 예금 전액을 원상 복구할 의무가 있다고 결정했다.
이어 올케가 민원인 명의로 발급받은 카드로 3100만원을 쓴 것도 금감원이 나서서 중재했다. 카드사가 결국 전액을 보상했다. 이 민원인은 "금감원이 본인 일처럼 도와줘 평생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소비자보호에 최전선에 서 있는 정태두 금감원 민원상담팀장(사진)은 "처음에는 어쩔 줄 모르던 민원인들이 하나하나 감독원과 상의해 마침내 해법을 찾았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민원상담팀은 직접 각종 금융 애로사항을 듣는 동시에 금감원 콜센터(1332)로 들어오는 상담내용을 제도개선과 연결 짓는 핵심 통로다. 올해 1분기에만 7건의 제도 개선, 12건의 영업행위 시정 지도가 이뤄졌다.
예컨대 세금우대 예금의 만기가 법정공휴일에 해당하면 그 전날에 해지해도 세금우대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조치도 소비자 불만을 곧바로 제도개선으로 연결한 사례다. 저축은행 대출모집인이 사실상 보증인에 해당하는 '참고인'을 세우지 못하도록 지도한 것도 민원상담팀과 담당부처(저축은행검사국) 간 협력의 열매다.
민원상담 콜센터에는 32명의 전문 상담원들이 일한다. 소비자보호의 가장 접점에 서 있다는 사명감으로 일하지만 힘든 점이 적잖다.
정 팀장은 "민원인들이 차마 말로 옮기기도 힘든 욕설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상담원들이 감정 노동자로서 마음의 상처를 받고도 친절하게 대응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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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적으로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는 민원인도 골치다. 정 팀장은 "소송으로 이미 확정돼 더 이상 도움을 줄 수 없는 사안인데도 수백번, 심지어 1000번 이상 같은 민원을 내는 사람까지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는 게 정 팀장의 목표다. 정 팀장은 "통신기술 발달에 맞춰 상담채널을 꾸준히 확대할 것"이라며 "앞으로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상담도 가능하도록 개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콜센터에 접수되는 생생한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현업 감독 검사부서에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해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피드백 시스템'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정 팀장은 "금감원이 소비자중심 감독기관으로 거듭나는데 최선을 다해 일조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