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효성 일가, 300억 차명대출로 '재테크'

[단독]효성 일가, 300억 차명대출로 '재테크'

박종진 기자
2014.01.06 05:30

금감원 효성캐피탈 특별검사 결과, 차명대출 규모 '눈덩이'…"주식·부동산 매입에 사용"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일가가 계열사 효성캐피탈에서 약 300억원의 차명대출을 받아 재테크 등에 사용한 것이 확인됐다.

5일 금융권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실시한 효성캐피탈에 대한 특별검사 결과 300억원에 가까운 차명대출이 조 회장 일가로 흘러간 사실을 밝혀냈다. 작년에 수십억원 규모의 차명대출 의혹이 제기돼 금감원이 검사에 나섰고 대출 과정을 추적해보니 실제 차명대출 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임원 명의 등으로 나간 대출금은 조 회장의 아들 조현준 효성 사장, 조현상 효성 부사장 등 대주주 가족들에게 전달됐다. 상하관계에 있는 임원의 이름을 빌려 계열 금융회사를 개인 금고처럼 사용한 셈이다.

이들은 차명으로 빌린 돈을 개인적 재테크 용도에 쓴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그룹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주식투자와 부동산 매입에 대부분 사용했다"며 "수시로 돈이 입출금되는 등 빈번한 거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이 과정에서 비자금 조성 등을 위한 자금세탁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수천억원대 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작년 12월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오고 있다.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수천억원대 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작년 12월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오고 있다.

효성캐피탈은 당국의 제재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여신 심사 과정에서 자금의 용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대출해준 책임을 물어 담당 실무자들과 기관에 징계가 내려질 예정이다. 합의한 차명대출 자체는 현행법상 처벌할 수 없어 조 회장 일가를 직접 제재할 수는 없다.

조현상 부사장 등 조 회장의 아들들이 2012년9월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고도 효성캐피탈 사외이사직을 유지한 것 역시 제재대상은 아니다. 여신전문회사에서 이사의 적격성을 유지해야할 책임을 놓고 대표이사가 아닌 해당 이사를 직접 제재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앞서 작년 5월 종합검사에서 드러난 위규사항도 함께 제재절차에 들어간다. 캐피탈사는 대주주에게 자기자본의 100%까지 대출해줄 수 있지만 이사회 의결, 금감원 보고와 공시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효성캐피탈은 대주주 신용공여 한도는 지켰지만 절차를 일부 어겼다.

다만 중징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차명대출과 대주주 대출 등이 전액 상환돼 부실이 난 게 전혀 없어 현재 법체계에서는 달리 방법이 없다"며 "대기업 계열 캐피탈사를 감시할 수 있는 내부통제 장치를 강화하는 등 근본적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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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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