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김주하 농협은행장 취임 후 첫 인터뷰 "비이자이익 확대…올해 목표 6240억 달성 가능"

"비이자이익 제고를 통한 수익원 다변화로 가뭄에 대비할 수 있는 저수지를 만들겠습니다. 아울러 평소의 리스크 관리체계를 강화해 용수를 컨트롤할 시스템을 튼튼하게 확립한다면, 수리답처럼 강하고 경쟁력 있는 은행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2일 취임식을 가진 김주하 농협은행장의 취임 일성은 "'수리답'(水利畓)으로 변모하는 농협은행"이었다. 천수답(天水畓)이 빗물에만 의지해 경작하는 논이라면 수리답은 관개시설을 잘 갖춰 가뭄에도 안전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다. 저성장, 저금리라는 금융권의 '가뭄'에 대비해 은행도 새로운 관개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농민들의 협동조합'이 바탕인 농협의 특수성이 잘 반영된 단어이기도 하다.
김 행장은 "지금까지의 은행경영은 어떻게 보면 예대마진이라는 경영환경에만 잘 순응하면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의 천수답식 경영을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며 "비이자이익 다변화, 리스크관리 등 인위적인 '관개시설'을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시장 개척도 농협만의 특수성을 반영해 차별화를 꾀할 계획이다. 다른 은행이 진출하지 않은 미얀마, 라오스, 중동 등에 농업경제·유통부문과 연계해 진출, 농협만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김 행장은 "농협의 농업 경영 노하우와 농협은행의 전문성이 합쳐진다면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해 목표순익 6240억 원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명칭사용료가 전년보다 1300억원 줄어든 데다 적자점포 감축, 경비절감 등을 적극 추진하면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다.
범(凡) 농협 간 시너지 제고도 그가 올해 관심 있게 추진하는 부문이다. NH농협금융이 우투증권을 인수할 것으로 기대되는 데 따른 기업영업 확대, 국내 대도시 및 해외 인프라 보완 등의 효과도 올해 농협은행의 도약을 뒷받침할 호재다.
지난해까지가 사업구조 개편(농협중앙회에서 농협금융 분리) 이후의 기반을 다지는 시기였다면, 2대 은행장으로서 그가 임기를 시작한 2014년은 도약의 원년이 될 시기다. 13일로 취임 석 주째에 들어선 김 행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에 대해 들어봤다.
-먼저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농협은행 발전을 위해 고민이 많으실 텐데요, 농협은 다른 은행과 비교해 다른 문화와 역할이 있지요. 어떤 부분에 가장 역점을 둘 계획이십니까.
▶농협은행이 창출하는 수익은 농업과 농촌의 복지뿐 아니라 지역경제, 나아가 국가경제에도 기여하지요. 따라서 협동조합 수익센터로서의 역할 강화가 필요합니다. 협동조합 은행으로서 가치를 정립해 신뢰받는 은행을 만들겠습니다. 또 금융사의 성패는 리스크관리에 좌우된다는 점에서 가계부채 문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 어떠한 이슈에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은행을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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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사에서 튼튼한 은행의 비유로 '수리답'을 들었지요. 수리답을 위한 복안은 무엇입니까.
▶천수답(天水畓)은 용수를 자연에만 의존한 논이지만 수리답은 인위적인 관개시설을 갖춘 논을 말합니다. 저는 '수리답'이라는 인위적 관개시설을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하는데요, 첫째는 가물었을 때 새로운 용수를 공급할 저수지로서 비이자 이익 제고를 통한 수익원 다변화를 말합니다. 이를 위해 그동안 농협은행이 부족했던 수수료 사업 중 세일즈기반 수수료 사업에 집중해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입니다. 방카쉬랑스, 수익증권, 외환 등이 있겠지요. 아울러 글로벌 사업 역량을 강화해 우투증권 인수 시 이와 연동된 시너지 창출에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둘째는 용수를 컨트롤할 시스템인데, 평소의 리스크 관리를 말합니다. 어떤 환경에도 이를 컨트롤할 수 있도록 선제적 리스크 관리 및 부실채권 관리체계를 재정립하고자 합니다.

-리스크관리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과거 농협은행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실여신을 다수 보유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경기민감업종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이는 등 보수적으로 운영해 이를 개선해왔습니다. 산업별 여신한도를 부여해 특정 산업 편중을 방지하는 등 포트폴리오 질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고요. 특히 지난해 하반기에 국내은행 최초로 개발한 신용리스크 측정시스템과 산업정보시스템 등을 적극 활용해 임기 중 리스크관리 우수은행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높은 이자이익 의존도는 사실 전 은행권의 고민이기도 하지요.
▶농협은행도 이자이익 비중이 90%대로 높고 비이자이익 비중은 매우 낮습니다. 따라서 비이자이익 확대를 핵심 전략과제로 선정해 수익증권 등 투자 상품을 집중 육성하고 스마트뱅킹과 같은 비대면채널 서비스 역량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신탁, 외환 등 비이자이익 관련 부문에 역량 있는 우수 직원도 투입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역량 강화를 통해 수출입금융 중심으로 외국환 수수료수익도 확대하겠습니다.
-지난해의 저성장, 저수익 기조가 올해도 이어질 텐데요, 올해 실적은 어떻게 예상합니까.
▶농협은행도 지난해 이자이익이 전년대비 1000억원 이상 감소했지요. 올해도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면 목표손익인 6240억원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봅니다. 명칭사용료가 전년대비 1300억원 줄었고, 불황기에 비용관리가 중요한 만큼 적자점포 감축, 경비절감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수익성이 전년도보다 크게 개선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투자증권이 농협금융지주로 편입되는 것도 비이자이익 확대에 도움이 되겠지요.
▶아직 실사 단계라서 말하기가 조심스럽지만, 신규 고액 자산가 유입 및 증권 상품을 기반으로 리테일 포트폴리오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우투증권은 서울에만 44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고 해외에도 10개의 사무소가 있어요. 농협은행이 취약한 국내 대도시 인프라나 해외 인프라 보완이 가능할 것입니다. '리딩 증권사'인 우투증권의 생존경쟁력도 벤치마킹할 수 있겠지요.
-농협은행은 지난해 뉴욕지점과 베트남 하노이·중국 북경사무소를 개설했는데요, 올해 해외에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하노이 사무소 지점 전환을 추진 중으로, 빠른 시일 내에 설립인가를 신청할 계획입니다. 현재 주재원을 운영하고 있는 인도, 인도네시아를 기반으로 한 아시아 진출 교두보 확보도 검토 중입니다. 특히 다른 은행이 진출하지 않은 미얀마, 라오스, 중동 등에 농업경제, 유통부문과 연계해 함께 진출한다면 농협만의 독특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입니다. 이에 대한 연구방안을 지시해놨지요.
-농협은행의 카드사업 부문 분사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데, 분사 계획이 있습니까.
▶분사는 시장상황, 내부 경영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문제로, 지금은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당장은 2009년 출범한 고유브랜드 '채움카드'의 입지를 다지는데 주력할 계획이며, 은행계 카드사로서 장점을 유지하면서 전업카드사의 장점을 흡수할 수 있도록 CIC(company in company) 체제 도입 등을 적극 모색할 예정입니다.
-최근 농협은행 등 3개 카드사에서 고객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이 있었지요.
▶그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앞으로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직원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전산보안에도 더 많이 투자해 안전하게 데이타를 관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절치부심해서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랜 시간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