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파 관련 신협 수천억 대출 어디로? 관계사만 20개 육박

구원파 관련 신협 수천억 대출 어디로? 관계사만 20개 육박

박종진 기자
2014.04.24 16:09

금감원도 '당혹', 캐면 캘수록 의혹 쏟아져…인평·한평신협만 2300억 대출, 이 돈 어디로?

금감원 서울 여의도 본원 전경/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금감원 서울 여의도 본원 전경/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가 연관된 관계사들과 금융기관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캐면 캘수록 고구마줄기처럼 엮여져 나와 금융당국도 놀랄 정도다.

관계사만 최소 15개 이상, 금융권 여신은 당초 확인된 2100억원보다 훨씬 많을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유 전 회장이 교주라는 의혹이 일고 있는 기독교복음침례회(속칭 구원파) 신도들로 구성된 신협들에서 각각 1000억원 이상 대출이 일어난 사실이 줄줄이 드러나고 있어 전체 금융거래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다.

(☞본지 4월23일자 1면 보도[단독]청해진해운 관계사 여신 최소 2000억, 금감원 전방위 조사참고)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청해진해운과 그 관계사, 유 전 회장 일가 등의 금융거래 전반을 살피던 중 다수의 신협이 연루된 사실을 포착했다.

현재까지 밝혀진 청해진해운 관련 신협들은 지역과 형태가 다양하다. 신협은 통상 직장신협, 단체신협, 지역신협 등으로 나뉜다.

먼저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세모신협은 ㈜세모의 직장신협에 해당한다. 2013년 말 기준 총여신은 61억원, 자산은 80억원이다. 조합원은 710명이며 유 전 회장 일가의 관계사에 대출한 자금은 확인된 것만 8억4000만원 정도다.

서울 한강로에 있는 한평신협은 단체신협으로서 규모가 크다. 주로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로 구성됐으며 조합원 1만6700명에 총여신 1030억원, 자산은 1380억원이다. 금융권에서는 여신 중 상당수가 헌금 등을 위해 대출된 것으로 보고 적지 않은 돈이 청해진해운 관련사 등으로 흘러갔을 것으로 추측한다.

인천에 있는 인평신협은 지역신협이다. 역시 구원파 신도들이 많으며 조합원 1만9500명에 여신 1260억원, 자산 1770억원이다. 이 대출금 중에서도 상당한 규모가 유 전 회장 일가와 관계사들로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 전북 전주에 전평신협, 경남 진주에 남강신협 등이 청해진해운 등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회장의 두 아들인 유대균, 유혁기씨가 지분을 보유한 관계사와 거래한 신협으로는 탄방침례신협, 침광교회신협 등이 있다.

금감원은 이들 신협을 대상으로 대출 과정에서 위법행위가 있었는지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다. 대출을 몰아주기 위해 동일인여신한도를 어겼는지, 비조합원 대출한도(신규 대출의 1/3 이하)를 지켰는지, 명의도용이나 타인명의 위장행위 등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살펴볼수록 관련 금융회사들이 자꾸 늘어나고 있다"며 "청해진해운 관계사와 대주주 일가에 흘러간 금융권 대출 규모는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 전 회장 일가나 구원파 관련자들이 지분을 보유한 관계사들도 하나둘 추가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거래 내역을 조사해야할 관계사들이 자꾸 증가하는 셈이다.

현재 파악된 관계사는 15개 정도지만 금융권에서는 20개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세월호 침몰 사고를 일으킨 청해진해운과 이를 소유한 조선업체 천해지, 지주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가 있다. 이어 계열사 혹은 관계사들로는 아해, 다판다, 온나라, 문진미디어, 세모, 온지구, 모래알디자인, 새무리, 클리앙, 소쿠리상사, 호진산업, 트라이곤코리아 등이 파악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어떤 사업을 하는지도 불분명한 업체가 적지 않다"며 "계좌추적 등을 통해 자금이 흘러간 용처 등을 파악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이와 별도로 조만간 산업은행 등 국내은행 3~4곳에 검사역들을 파견해 특별검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검사대상으로 지목된 은행들은 청해진해운 관계사들과 금융거래가 빈번했거나 여신심사 과정에서 문제소지가 파악된 곳들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안이 중대한 만큼 가능한 신속히 현장검사를 시작할 것"이라며 "여신심사 과정에서 부당행위가 있었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청해진해운 관계사들의 금융권 총여신은 2100억원이다. 은행과 보험사, 캐피탈사 등 수십 개의 금융회사가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까지 대출해줬다. 최다여신 금융기관은 산업은행으로 600억원(대출잔액 기준)이 넘는다.

다만 금융회사 대출은 대부분 담보가 잡혀 있다. 그러나 담보의 존재유무와 별개로 담보가치평가를 제대로 했는지 등 여신심사 과정에서 부당행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금감원은 향후 청해진해운 관계사뿐만 아니라 다른 연안 여객선사에 대한 부실대출 여부도 점검할 예정이다. 여객선사의 안전 문제는 인명사고와 직결되는 동시에 금융회사의 리스크와도 이어지기 때문에 여신심사 과정에서 안전기준 등을 면밀히 살피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또 금감원은 청해진해운 관련자들의 외환거래 조사도 광범위하게 진행하고 있다. 유 전 회장 일가는 물론 관계사의 주주와 그 가족들까지 조사대상에 올렸다.

금감원은 외환거래 내역 일체를 살펴 구체적인 조사대상을 확정하는 한편 주요 혐의 거래를 추려내고 있다. 청해진해운과 관계사, 주요 주주와 가족들이 해외 현지법인 등과 외환거래를 하면서 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해외자산을 불법취득 했는지 철저히 살핀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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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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