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요양시설 보험 악용 차단…장기보험까지 규제 확대

요양병원 등 비영리법인이나 단체에 대한 종신보험 및 장기보험 판매가 제한된다. 수익자 변경 역시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요양병원에서 법인 자금을 활용해 고액의 종신보험에 가입한 뒤 해약환급금을 편법으로 챙긴 사례를 적발한 뒤 보험업계 주요 관계자들을 불러 이같은 지침을 전달했다. 현재 보험사 전산망에선 요양시설 등 비영리법인의 신규 종신 및 장기보험 가입 입력 자체가 차단된 상태다.
원래 법인 종신보험은 경영진의 갑작스러운 사망 등이 발생할 경우 법인의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상품으로 개발됐다. 보험금은 회사긴급운영자금 등 경영진 공석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요양병원에서 이를 악용한 사례가 적발된 뒤 업권 전체에 대한 규제가 불가피해졌다. 요양시설은 운영비의 80%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 지원받는다. 하지만 매달 수백만원에 달하는 고액 보험료를 국가 지원을 받는 요양시설 예산으로 내고 만기 시점이 다가오거나 중도 해지할 때, 해약환급금을 수령할 법인 수익자를 시설 대표 등으로 변경해 가로챈 사례들이 적발됐다.
적발된 요양병원 외 추가 사례가 더 나올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 전국의 요양병원 수는 1306개로 파악된다. 복지시설 등으로 범위를 넓히면 비영리법인이나 단체는 훨씬 늘어난다. 보험사들은 그간 GA(보험법인대리점)를 통해 요양시설 등 비영리법인에 단기납 종신보험을 판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품의 경우 보통 5년 정도 보험료를 납입하면 95%, 7년 납입하면 원금의 100% 이상을 환급해주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비영리법인이나 단체에 대한 종신 및 장기보험 신규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고 수익자 변경도 제한했다. 특히 문제가 발생한 종신보험 뿐 아니라 장기보험 전체로 판매 제한 조치를 확대하면서 해당 상품 판매에 집중해온 보험사와 GA는 신규 영업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미 체결된 기존 계약은 그대로 유지하되, 신규 계약에 한해서만 이번 제한 조치를 적용하기로 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업권 전체에 금융당국이 종신보험 등 판매를 제한하고, 수익자변경도 불가능하도록 막은 것으로 안다"면서 "다만 요양시설 보험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당장 보험업계에 타격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