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지배구조 대수술…출범 13년 만의 제자리 찾기

금융지주 지배구조 대수술…출범 13년 만의 제자리 찾기

김진형 기자
2014.05.19 05:31

권한만 있고 책임은 안지는 지주회사, 그룹내 실질적 컨트롤타워로 재정립

"금융지주회사제도가 도입된 지 벌써 12년을 훌쩍 넘겼지만 당초의 취지는 퇴색하여 버렸다. 올바른 금융회사 지배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 통렬한 고민이 필요하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3월 취임사에서 금융지주 체제에 대한 대대적 수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출범한지 10여년이 넘도록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대한 논란이 계속돼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테스크포스(TF)를 만들어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해 왔다. 지난해 TF의 결과물이 나왔지만 반쪽짜리였다. 개별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개선 대책만 있고 대표적 지배구조로 자리 잡은 금융지주 체제에 대한 내용은 빠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다음 달 발표할 금융지주회사 경쟁력 강화 방안은 바로 이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지주 체제에 올해부터 큰 변화가 예상되는 이유다.

◇금융지주 완전자회사 사외이사만 100명= 금융지주회사법이 특례조항으로 완전자회사 및 완전손자회사에는 사외이사를 두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는 적용되지 않았다. 사외이사를 의무적으로 두도록 한 개별업권법에 따라 운영돼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의 완전자회사의 사외이사는 현재 100명이다. 하나금융이 28명, KB금융이 26명, 신한금융 22명, NH농협금융 16명, 우리금융 8명이다.

통상 사외이사의 보수가 1인당 연간 4000만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나가지 않아도 될 비용이 연간 40억원 정도 지출되고 있는 셈이다. 다른 금융지주회사까지 포함하면 비용은 훨씬 커진다.

하지만 완전자회사의 사외이사는 비용만의 문제가 아니다. 금융권은 완전자회사의 사외이사 선임이 지주회사의 지배구조를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사외이사는 주주를 대신해 경영진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지만 완전자회사의 사외이사는 대변할 주주가 없다. 완전자회사의 주주는 지주회사 뿐이기 때문이다. 한 금융지주회사 고위 관계자는 "보호할 주주가 없다 보니 사외이사들의 역할이 왜곡되는 현상이 나타나거나 의사결정이 지연되는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융지주회사가 자회사 감시 등을 위해 지주회사 임원을 자회사의 비상임이사로 선임하고 싶어도 사외이사를 과반수 이상 선임토록 한 규정에 막혀 왔다. 지주회사 소속 임원을 자회사 비상임이사로 선임하면 그만큼 사외이사를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옥상옥 금융지주, 제자리 찾는 첫걸음 되나= 금융지주회사는 그동안 '하는 일 없이 고액 연봉만 받는다', '자리 만들기용 옥상옥', '권한만 있고 책임은 없다' 등 역할과 책임에 대한 비판을 받아 왔다.

실제로 은행 등 자회사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나 부당행위가 금융그룹 차원의 의사결정과 연관된 경우가 많았지만 금융당국이 이를 증명하기는 쉽지 않았다. 금융지주 회장이 회의석상에서 구두로 지시하고 이를 기록으로 남겨 놓지 않아 금융감독원 등 검사기관이 부당한 지시를 증명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지주회사 내에 경영관리위원회, 리스크관리협의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방침을 정한 것은 금융지주의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다. 지주회사 중심의 그룹 통합 감독체계를 확실히 하겠다는 의미다.

지주회사의 경영관리위원회, 리스크관리협의회에서 의결해야 할 주요 경영사항들을 규정하고 모든 결정과정은 기록으로 남기게 하면 책임성이 그만큼 강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여기에 자회사의 주요 경영진까지 참석토록 해 전체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한 민간금융연구소장은 "지주회사와 자회사가 법적으로는 별개의 법인이지만 사실상 '경제적 동일체'로 움직여야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며 "지주회사가 출범한지 13년이 됐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인 지주회사 체제가 가동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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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진형 금융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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