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기준금리 5개월 만에 2.00%→1.75% 내려… 이주열 "내수회복세 지원"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1%대 기준금리를 시대를 열었다. 앞서 시장 전문가들 대다수가 ‘3월 동결'을 예상했던 만큼 파격적인 행보다. 이에 따라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도 지난해 두차례 금리인하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국내 기준금리를 2.00%에서 1.75%로 0.25%p 내렸다. 지난해 10월 2.25%에서 2.00%로 내린 뒤 5개월 만이다.
◇ 선제적 결단 배경… 1~2월 부진한 경제성적표=한은이 예상을 깬 선제적 조치를 하게 된 배경은 무엇보다 올해 1월과 2월 경제지표가 예상에서 많이 벗어났기 때문이다.
당초 올해 1분기 0.9%~1%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던 한은의 전망이 사실상 틀어졌다. 이주열 총재는 "1~2월 경제지표 실적, 전망치를 모니터링한 결과 지난 1월에 봤던 흐름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며 "다운사이즈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나온 경제지표는 악화 일로였다. 1월 전체 산업생산은 –1.7%로 2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광공업생산(-3.7%)도 2008년 12월(-10.5%) 이후 가장 낙폭이 컸다. 소매판매도 전월대비 3.1% 감소했다.
이 총재는 "이번 금리인하는 내수회복이 상당히 미약했다는 점을 반영한 조치"라며 "회복모멘텀 저하가 오래가면 성장잠재력 저하까지 연결될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최근 경제현상이 디플레이션(물가하락, 생산감소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에 진입했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근원 인플레이션과 성장률을 감안하면 지나치다고 생각한다"며 반박했다.
그는 특히 이번 금리인하 폭(0.25%p)과 관련해 "실물경기 회복을 뒷받침 할 수 잇는 수준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 향후 추가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오늘 2분의 위원이 동결의견이 있었다는 점을 참고해달라"고 답했다. 당분간 추가 금리인하가 쉽지 않다는 ‘신호'를 시장에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또 "미국이 6월이나 9월에 금리인상을 하더라도 한국이 곧바로 올려야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지배적이어서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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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향후 금리변동 시점과 관련 "경기회복세가 본격화 되기 전까지 물가, 경기를 가장 우선적으로 감안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며 당분간 1%대 금리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 전문가들 우려와 기대 엇갈린 반응=각계 전문가들은 이번 한은의 금리인하 결정에 대해 기대감과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금리인하로 시중에 돈이 더 풀려 경기회복에 도움이 되겠지만 이로 인한 가계부채 증가 등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금 상황에선 총수요를 늘리는게 중요한데 한은이 옳은 방향으로 금리결정을 했다"며 "지나치게 낮은 물가 때문에 성장률이 떨어지는 문제를 풀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은의 이번 금리인하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겠지만 실제 시장에선 대외경제 여건이 좋지 않고 소비가 살아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전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도 "이번 금리인하로 소비와 투자에 대한 심리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정부에서 이 기회를 살려 실물부문을 살릴 수 있도록 재정정책 등을 적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금리인하로 가계부채가 폭증할 위험도 있다"며 "단기적으로 대출이 늘겠지만, 향후 미국 금리인상 등 리스크가 실제 발생하면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한은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T/F팀을 꾸려 가계부채 증가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주열 총재는 이와 관련 "금리인하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와 내외 금리차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도 있다. 가계부채에 관해선 비단 이번 금리인하만이 아니라 우리경제가 해결해야 될 과제로 인식한다. 한은 뿐 아니라 정부와 금융당국이 다각적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