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성공적인 중금리 시장 열려면

[기자수첩]성공적인 중금리 시장 열려면

이창명 기자
2015.08.23 15:52

인터넷전문은행이 인가 신청을 한 달 앞두면서 은행과 ICT(정보통신기술)기업들의 짝짓기가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P2P금융업체들도 하나 둘 씩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나 P2P금융 같이 새로운 금융 사업 모델이 기대를 모으는 것은 국내에서는 불모지였던 10% 내외의 중금리 시장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중금리 시장은 신용등급 5~6등급에 해당되는 금융소비자들이 중심이 된다. 이들은 직장에서 꼬박꼬박 월급을 받고 연체도 없지만 불가피하게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해 평균 금리가 20%대인 캐피탈이나 저축은행을 찾는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캐피탈이나 저축은행에서 대출 받은 이력 탓에 이들은 다시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이런 중금리 금융고객들이 국내에서만 1200만명에 달한다. 이들에게 5~15% 사이의 시장이 열리는 것은 모처럼 반가운 일이다. 특히 가계부채 1100조원 시대에 고금리 시장보다 저렴한 중금리 시장이 형성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바람직한 방향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업이 의결권 있는 지분을 4% 밖에 확보하지 못해 본래 설립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한 금융 연구원은 "은행이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으면 고객예금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예금자들의 리스크도 크고 중금리 대출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규제도 발목을 잡는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P2P금융업체들은 한창 광고를 내보낼 시기인데도 광고를 마음 편히 하지 못하는 난처한 상황이다. 비즈니스 모델은 크라우드 펀딩인데 설립근거법이 대부업법이어서 P2P금융업체들이 광고를 하려면 광고 규정에 따라 자신의 회사를 대부업체로 알려야 하기 때문이다. P2P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사업모델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낳느니 차라리 광고를 하지 않는 게 낫다고 입을 모은다.

인터넷전문은행과 P2P금융은 선진국에선 이미 10년이 넘은 금융모델이다. 그리고 비교적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차피 인터넷전문은행과 P2P금융이 대세라면 해외의 앞선 사례를 연구해보고 관련 규정이나 가이드라인을 서둘러 손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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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명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이창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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