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명활 금융연구원 기업부채연구센터장

"올해 말까지가 한계기업에 대한 선제적 기업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입니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지난 3일 신설한 기업부채연구센터(이하 센터)의 이명활 센터장(사진)은 기업부채 문제가 대외리스크와 맞물려 확산되기 전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연구원이 기업부채와 기업구조조정을 연구해 온 6명의 연구위원을 멤버로 센터를 만든 것 역시 기업부채 분석을 정책제언으로 연결할 필요가 큰 시점이란 판단에서다. 다음은 이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기업부채연구센터는 무슨 일을 하게 되나
▶가계부채에 비해 기업부채 연구가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단, 대기업의 부채 현황을 보는 건 은행이나 신용평가사가 더 잘 할 수 있는 분야고 센터는 산업별 기업부채 현황 등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지 등을 분석하는 역할을 맡을 계획이다.
-기업부채 문제 심각성을 어떻게 보나
▶최근에 급격하게 심각해진 건 아니다. 다만 우량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한계기업(3년 이상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 비율이 2009년 12.8%에서 지난해 15.2%까지 높아졌다. 한계기업 부채비율은 높아지고 매출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 현재 도입된 기업구조조정 시스템이 실질적으로 원활히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나중에 외부충격이 발생할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이 왜 지연돼 왔다고 보나
▶이미 상시적 구조조정 체제가 도입돼 있다. 다만 실제로 작동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금융당국이 매년 시행하는 신용위험평가에서 C나 D등급이면 구조조정을 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구조조정에 들어가지 않고 계속 밖에서 연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은행 입장에선 기업을 구조조정 대상 기업으로 분류할 때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해 꺼리게 된다. 기업 입장에서도 가급적 '돈만 대주면 살 수 있다'며 C등급을 받아야 하는 기업이 B등급을 받아 패스트트랙(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받기도 한다.
-한계기업과 관련해 현재 무엇을 해야 하는가
▶ 현재 기업부채를 접근하는 관점은 부채가 과다해 그 규모를 줄이자는 게 아니다. 안 좋은 상황이 닥쳤을 때 은행에서 기업으로 자금이 원활이 흘러갈 수 있도록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글로벌 악재들이 동시에 터져 몇몇 기업들이 동시에 넘어지면 소위 '비올 때 우산뺏기'가 무차별적으로 일어나 문제없는 기업들도 유동성 위기에 빠지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이미 한계기업 문제가 지적돼 온 지 오래다. 동시에 대외 상황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올해 말 미국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내년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금리가 상승기조로 돌아설 것이다. 그렇게되면 그간 저금리로 연명하던 기업들의 이자부담이 커진다. 또 중국 경기둔화 영향이 점점 가시화될 수 있다. 지금부터 올해말까지가 선제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