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유명무실 카드 서명 대신할 방법은?

[기자수첩]유명무실 카드 서명 대신할 방법은?

구예훈 기자
2016.03.14 03:00

"카드 뒷면과 같은 서명 부탁드립니다."

지난주 한 SPA 브랜드에서 결제를 하려고 신용카드를 내밀자 직원이 말했다. 카드 뒷면 서명이 어떻게 돼 있는지도 잊어버리고 있던 터라 뒷면을 확인하고 나서야 전자서명패드에 또박또박 이름 석자를 새겼다. 생각해보니 다른 가게에서는 한 번도 서명을 제대로 해 달라고 요구 받은 적이 없었다.

신용카드 결제시 서명은 본인 인증을 위해 꼭 거쳐야 하는 절차다. 부정사용 방지를 위해서다. 국내에서는 신용카드 종이·전자전표에 서명을 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어 가맹점주는 결제시 신용카드 뒷면의 본인 서명과 전표에 기록되는 서명을 비교하는 본인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신용카드 뒷면 서명과 전표 서명을 비교하는 가맹점이 거의 없어 서명식 결제가 본인 인증 효과를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명식 결제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본인 인증 방식은 PIN(비밀번호 입력)방식이다. PIN방식 결제는 시중은행에서도 쓰이는 방식으로 카드 결제시마다 본인인증을 할 수 있는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해 서명식보다 보안성이 높다. PIN방식 결제는 직불카드 사용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유럽에서 쓰인다. 직불카드는 결제하는 순간 계좌이체가 되기때문에 보안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국내에서도 카드 개인 정보 유출 사태 이후 IC(직접회로)단말기 도입과 함께 보안성을 높이기 위해 PIN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으나 비용부담 문제 등으로 결국 서명식 IC단말기가 도입됐다.

그러나 국내 직불카드 이용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서명식 결제의 위험을 보완할 본인인증 방식이 요구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카드 결제 금액은 전년대비 8.8%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직불카드 결제액은 전년대비 17.9% 증가했다. 임윤화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보안성 높은 카드인증방법을 적용하거나 PIN방식 IC단말기 사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맹점이 카드 서명을 확인하면 결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직불카드처럼 당장 내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간 다음에는 사후약방문에 그칠 수 있다.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서명식 결제를 보완할 대체 인증방식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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