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훈 케이뱅크 행장 "전국 만여개 편의점이 나만의 은행"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 "전국 만여개 편의점이 나만의 은행"

대담=권성희 금융부장 정리=송학주 기자 사진=임성균
2017.02.22 04:25

[머투초대석]심성훈 케이뱅크 행장 "10년 후 자산규모 15조원의 넘버원 모바일 은행 만들겠다"

머투초대석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 인터뷰.
머투초대석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 인터뷰.

"모든 은행 업무가 비대면으로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24시간 365일 이뤄집니다. 직장인이라면 퇴근해 소파에 앉아서, 침대에 누워서 스마트폰 터치 몇 번만으로 계좌를 개설하고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밤에 마이너스 대출을 신청하면 다음날 편의점 ATM(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돈을 인출해 쓸 수 있습니다."

다음달 중으로 영업을 시작하는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 심성훈 행장의 말이다. 그는 "인터넷전문은행 자체가 비대면 전자거래 방식으로 영업이 한정되기 때문에 비용구조가 단순하다"며 "점포 인건비와 임대료가 안 들어 시중은행보다 예금금리는 높이고 대출금리는 낮출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모든 은행 업무를 시간과 장소의 구애 없이 처리할 수 있는 편의성과 비용 절감을 통한 차별성 있는 금리로 승부를 걸겠다는 포부다. 심 행장은 이를 통해 '넘버원(NO.1) 모바일뱅크'라는 슬로건으로 10년 후 자산규모 1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서울 종로구 중학동 더케이트윈타워 케이뱅크 본사에서 심 행장을 만나 영업 준비사항에 대해 들었다.

-영업 개시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 빠르면 다음달 초, 늦어도 다음달 중순에는 영업을 시작하려 한다. 평화은행 이후 24년만에 처음으로 은행 타이틀을 달고 출발하는 만큼 처음부터 무결점으로,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전체 직원이 200여명 수준인데.

▶ 2015년 말 예비인가를 받고 50명으로 출발했다. 당시 우리은행과 KT에서 IT(정보기술)·금융 전문가들로 인적 구성을 갖췄다. IT 전문가는 금융 마인드를, 금융 전문가는 IT 소양을 갖춘 직원들을 선발했다. 이후 지방은행·증권사·카드사 등 금융권과 IT업체에서 다양하게 경력직을 채용해 정직원이 200명 정도 된다. IT 전문인력은 70명 가량으로 전체의 대략 40%를 차지한다.

-출범 이후 주된 업무는.

▶기업금융을 제외한 리테일 여·수신 상품과 체크카드 업무부터 시작한다. 신용카드는 별도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 외환송금은 외환 전산망에 가입도 해야 하고 딜링룸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준비를 거쳐 시작할 예정이다.

-기존 은행들과 차별화 전략.

▶점포를 운영할 필요가 없어 여러 가지 운영비를 절약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수신 상품은 시중은행 대비 최고 수준의 금리를 줄 수 있고 여신 상품은 은행보다 금리를 낮게 책정할 수 있다. 이같은 금리 경쟁력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또 계좌 개설부터 모든 은행 업무가 비대면으로 모바일 앱을 통해 이뤄지다 보니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 계좌 개설과 대출까지 24시간 내내 가능하니 고객 입장에서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다. 콜센터도 24시간 365일 운영한다.

머투초대석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 인터뷰.
머투초대석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 인터뷰.

-케이뱅크 출범으로 금리 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겠다.

▶그럴 것이다. 중신용자 대출 고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1~3등급 우량고객이라도 시중은행 최저금리보다 더 낮게 대출이 가능하다. 예·적금 수신금리도 시중은행 최고금리보다 더 높게 책정할 수 있다. 일부 이례적인 특판금리보다도 금리 조건이 더 좋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고객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 다만 대출은 수요가 몰린다고 마냥 늘릴 수 없고 자본금 여력과 여신금액에 따라 한도를 조절해야 할 것이다.

-현금 인출은 어떻게 하나.

▶편의점 GS25에 설치된 ATM이나 CD(현금지급기)를 이용하면 된다. GS리테일이 주주사기 때문에 전국 1만여개 GS25가 ‘나만의 은행 점포’가 되는 것이다. 현금 입금도 편의점을 이용하면 된다. 전국 은행 지점이 약 7000개인데 GS25 가맹점은 이보다 더 많아 접근성이나 편의성이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편의점 ATM이나 CD를 이용하면 수수료를 내야 한다.

▶편의점 ATM과 CD는 운영업체가 따로 있어 수수료를 반드시 내야 한다는게 고민이다. 출범 이후 일정 기간은 케이뱅크가 수수료를 대신 납부해 고객 부담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이후엔 고객이 수수료를 부담하게 하되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거래실적에 따라 차등 부여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수수료 수준에 대해서는 ATM 및 CD 운영업체와 협의 중이다. 현금 입출금시 수수료가 발생한다는 점이 부담이긴 한데 다행인 것은 최근 현금 사용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요즘은 아예 현금을 갖고 다니지 않고 카드 하나만 이용하는 사람도 많다.

-신용카드도 출시할 예정인가.

▶신용카드,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 판매), 펀드를 비롯한 자산관리 업무도 당연히 한다. 이를 위해 소규모 팀들 만들어 준비 중이다. IT가 접목돼 시스템 개발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철저히 준비해 올 하반기에 도입할 예정이다.

-주요 고객층은.

▶서비스가 대부분 모바일로 이뤄지기 때문에 주요 타깃은 스마트폰 사용이 능숙한 20~40대 초중반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이 90%에 이르고 50대 이상에서도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한 사람들이 많아 사실상 전국민을 고객으로 생각하고 있다. 대출은 신용도 4~6등급의 중신용자들이 주요 고객이다.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못 받아 고금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다.

-중신용자 대출이나 24시간 마이너스 대출시 여신심사가 중요할텐데.

▶케이뱅크는 KT, 비씨카드 등이 주주사나 주주사의 계열사다. 고객동의를 받아 통신거래, 통신요금 납부 이력, 로밍요금, 카드 납부내역 등 다양한 고객정보를 활용해 신용을 파악할 수 있다. 수입도 있고 갚을 의사도 있는데 단순히 금융거래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고객들을 발굴해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해줄 생각이다. 중신용자의 대출금리는 한자리수 내지 10% 초반에 가능하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하나.

▶주담대 역시 100% 모바일로 받을 수 있는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주담대에 필요한 각종 서류도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다. 고객이 어떤 장소를 방문해 케이뱅크측 직원을 만날 필요가 없다. 보험사와 계약을 통해 서류 위조 등 악의적인 사기를 예방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고 한국감정원과 업무협약을 통해 부동산에 대한 시세조사도 가능해졌다.

머투초대석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 인터뷰.
머투초대석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 인터뷰.

-예·적금 이자를 음원 이용권 등으로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디지털 재화’라는 개념인데 예를들어 이자로 4000원을 받을 수 있다면 현금 4000원 대신 KT뮤직의 한달 음원 이용권을 선택하는 식이다. 음원 이용권이 4000원보다 더 비싸 음악을 좋아하는 고객이라면 음원 이용권을 받는 편이 더 유리하게 만들어야 한다. 처음에는 음원 이용권부터 시작하고 앞으로 동영상, LTE 데이터, 게임아이템 등으로 디지털 쿠폰을 확대할 예정이다.

-은행법상 산업자본의 은행 보유지분 제한이 풀리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현행 은행법에서는 산업자본이 은행의 의결권 있는 지분을 4% 이상 가질 수 없고 최대 보유지분도 10%로 제한된다. 케이뱅크는 자본금 2500억원으로 출발했는데 현재 시스템 개발, 하드·소프트웨어 개발, 인건비 등으로 이미 절반 정도를 썼다. 올해 말, 늦어도 내년 3월까지는 2500억원 정도의 추가 증자가 이뤄져야 한다. 문제는 산업자본의 은행 보유지분 제한이 풀리지 않으면 증자가 어렵다는 점이다. 현행 법 아래에선 케이뱅크의 21개 주주사가 똑같은 비율로 증자를 해야 하는데 각 주주사별 사정이 있어 현실적으로 어렵다. 현재 KT가 케이뱅크 지분을 8%, 의결권 지분은 4% 보유하고 있는데 34% 정도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해주고 나머지 주주사는 사정에 따라 증자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에 대해서만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은행과 산업자본의 분리) 원칙을 완화하자는 얘기인데 정치권에선 우려가 많다.

▶‘재벌의 사금고화’를 걱정하는데 KT는 오너가 있는 재벌기업이 아니다. 지분이 분산돼 있는 국민기업으로 일반 은행과 지배구조가 비슷하다. KT가 1대 주주가 돼도 KT의 사금고가 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게다가 케이뱅크는 기업금융 없이 리테일만 가지고 출발한다. 기업금융을 하더라도 기업 분석 능력이 없어 상당기간 기업 대출은 못하고 기업 예금만 받을 예정이다. 기업에 대출을 한다 해도 은행법에 대주주와의 거래는 자기자본의 25% 이내에서만 허용된다. 국회에 인터넷전문은행은 대주주와 여신거래를 전혀 할 수 없도록 하는 특별법도 발의돼 있다. 이 특별법이 통과되면 인터넷전문은행이 대주주의 사금고가 될 우려는 전혀 없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대주주에 대출은 물론 투자 한 푼 안 하도록 법안에 명시해도 흔쾌히 받아들이겠다.인터넷전문은행이 원래 취지대로 ICT기업 주도로 영업할 수 있도록만 해달라는 것이다.

-첫 인터넷전문은행장으로서 포부와 계획은.

▶해외사례를 보면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로 크지 않다. 기존 은행들이 탄탄하게 시장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에서 틈새를 노려야 한다는 얘기다. 케이뱅크도 ‘손안의 금융거래’, ‘넘버원 모바일뱅크’을 슬로건으로 기존 은행권의 타성과 관행을 깨고 새 바람을 일으키는 ‘메기’ 역할로 틈새시장을 노릴 생각이다. 규모를 늘리고 고액 자산가를 유치하기보다 사회초년생, 경단녀(경력단절녀) 등 기존 은행에서 소외 받는 계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올해 목표는.

▶지난해 9월 행장으로 취임하고 올해 수신 5000억원, 여신 4000억원을 목표로 삼았다. 다만 출범이 늦어지면서 올해 영업 일수가 줄어 목표도 다소 낮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흑자전환까지는 4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이 흑자전환하는데 대개 7년 정도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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