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리은행, 동남아 여신심사본부 만든다…심사역 현지 파견

[단독] 우리은행, 동남아 여신심사본부 만든다…심사역 현지 파견

이학렬 기자
2018.03.09 04:48

해외 전문 심사역 선발…손태승 행장 글로벌 강화 전략 실현

우리은행이 국내 은행권 최초로 본점 여신심사역을 해외에 파견해 해외 기업여신을 심사하도록 한다. 본점에서 해외 기업여신을 심사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정성평가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동남아 심사본부를 시작으로 지역별 심사본부를 만든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지역별 심사본부를 통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내부 공모를 통해 8명의 해외 전문 심사역을 선발했다. 심사역 자격을 보유하고 영어 등 외국어에 능통한 해외 전문 심사역은 6개월간 동남아 파견 근무를 통해 현지 기업 등 지역 사정을 익히게 된다.

해외 전문 심사역은 향후 한국 본점이 아닌 현지에서 근무한다. 앞으로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 여신은 동남아 심사본부에서 심사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동남아 심사본부 후보지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을 두고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향후 유럽과 미국 등에도 지역 심사본부를 만들어 현지 심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을 비롯한 국내 은행은 현재 해외에서 이뤄지는 기업대출 심사를 일정 금액 이하만 현지 법인이나 지점에서 진행해 승인하고 금액이 크면 본점에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

본점에서 심사하면 해외 진출 국내 기업의 경우 대부분 바로 승인이 나지만 하지만 현지 기업은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설사 통과한다 해도 수개월이 걸리기도 했다. 재무제표 등 정량평가는 어렵지 않지만 현지 사정을 모르니 정성평가에 한계가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영업하는 음식점에 대출할 경우 본점 심사역은 음식점 위치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번화가인지 등을 잘 몰라 정성평가가 어렵다.

해외 전문 심사역과 지역별 심사본부는 손 행장의 경험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두 차례 해외 지점에서 근무한 손 행장은 현지 기업여신을 어렵게 유치해도 본점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를 보면서 현지 심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몸소 체험했다.

글로벌 은행들은 지역별 심사본부를 두고 현지 심사를 진행한다. 예컨대 씨티은행 등은 동남아지역 여신을 미국 본점이 아닌 홍콩 지역본부에서 심사한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심사역이 현지 사정을 알아야 현지 기업이 제대로 영업을 하는지, 전망이 밝은지 등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며 “현지 심사를 활성화해야 현지 기업에 대한 영업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중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6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난해말 300개를 넘어선 해외 네트워크에 현재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인도와 동남아 국가의 현지 금융사 2~3곳을 더하면 가능하다. 해외 네트워크 확대도 손 행장이 직접 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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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사회부장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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