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융당국, '쓴소리' 사외이사 교체 하나금융 예의주시

[단독] 금융당국, '쓴소리' 사외이사 교체 하나금융 예의주시

이학렬 기자
2018.03.13 04:39

경영진에 쓴소리한 A 사외이사 물러나…금융당국 사외이사 평가·추천과정 적절성 점검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과거 KEB하나은행에 채용을 청탁한 의혹으로 옷을 벗게 된 가운데 금감원이 하나금융지주에 대한 경영실태평가에 나선다. 금감원은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3연임 과정과 일부 사외이사가 교체된 배경 등 지배구조를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12일 “사외이사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경영진에 대한 견제인데 하나금융 경영진에 쓴소리를 한 사외이사가 오는 23일 주주총회 때 재선임 추천을 받지 못했다”며 “이유가 뭔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 등 다른 금융지주는 올초 지배구조를 점검했지만 하나금융은 회장 선정 일정과 겹쳐 미룬 만큼 조만간 실시할 경영실태평가 때 지배구조도 함께 점검한다. 이 때 하나금융이 사외이사 교체 때 평가를 제대로 했는지, 사외이사 추천 과정이 적절했는지 등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금감원은 특히 하나금융 경영진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던 A 사외이사의 교체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A 사외이사는 올초 회장 후보 선정을 앞두고 모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감독당국의 제동 등을 신속히 해결하는 것 역시 CEO(최고경영자)의 역할”이라며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이사회가 CEO를 문책하겠다고 하는 게 제대로 돌아가는 지배구조”라며 금융당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김 회장을 비판했다.

하나금융은 이번에 4명의 사외이사가 물러나는데 이중 1명은 계열사인 KEB하나은행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긴다. 또 하나금융은 만 70세까지로 이사 나이를 제한하고 있는데 윤종남 이사회 의장은 올해 만 70세가 된 만큼 재선임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B 사외이사는 재선임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교체되는 4명의 사외이사 중 실제 타의로 그만두는 인물은 A 사외이사뿐이라는 것이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A 사외이사는 2015년 3월부터 3년간 하나금융 사외이사를 맡았다. A 사외이사와 같이 하나금융 사외이사를 시작한 다른 사외이사는 이번에 재선임됐다. 평가도 나쁘지 않다. A 사외이사는 근무기간 중 이사회 및 이사회내 소위원회 회의에 모두 참석했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사외이사 평가에서도 전문성, 직무공정성, 윤리책임성, 업무충실성 등 모든 항목에서 다른 사외이사와 마찬가지로 최고수준을 받았다.

이 때문에 금감원은 하나금융이 뚜렷한 이유 없이 경영진에 쓴소리를 했다는 이유로 A 사외이사를 교체한 것이 아니냐고 보고 있다. A 사외이사는 사외이사추천위원회(사추위)에서 재선임 추천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사추위는 윤 의장 등 4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김 회장을 비롯한 사내이사는 한 명도 없고 A 사외이사도 사추위 멤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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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사회부장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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