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에서도 은산분리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기류가 형성되면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에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지던 은산분리 장벽이 낮아져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한도를 10%(의결권 지분은 4%)로 제한한 은산분리 규제로 증자에 난항을 겪으면서 3차례나 대출상품 판매를 중단하며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은행은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는 선에서만 대출 영업이 가능한데 자본이 제 때 충당되지 않으니 대출을 해줄 수가 없어서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1년의 성과 평가 및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보유 지분이 너무 낮아 지난 1년간 인터넷전문은행이 보여준 혁신적인 성과가 한 차례 실험으로 끝날 우려가 높다는게 현장의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부진이 은산분리 규제 때문만은 아니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금융권에선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는 요인을 자금줄보다 혁신 부족으로 찾는 시각도 많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 직후엔 편리하고 빠른 비대면거래와 기존 은행보다 낮은 대출금리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곧바로 기존 은행들이 모바일뱅킹 앱과 대출상품을 개선하며 차별성이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기존 은행과의 차별성을 금리 우대나 수수료 무료 정책에서 찾다 보니 수익성이 떨어지고 손익분기점을 넘기가 어렵다는 점도 고민이다.
최근 한 지인은 인터넷전문은행을 사용하느냐는 질문에 "예금은 저축은행에서 하면 되고 대출은 주거래은행에서 하면 된다"고 답변했다. 예금금리는 저축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보다 높고 대출금리는 주거래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 못지 않게 낮다는 설명이다. 차별화된 은행으로서 확고한 입지를 점하지 못한 인터넷전문은행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