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빅3 생보사도 위험하다는데…"

[우보세]"빅3 생보사도 위험하다는데…"

전혜영 기자
2018.11.20 17:34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지금 기준으로 하면 빅3 생명보험사가 다 망할 수도 있다는데 킥스가 이대로 도입 되기야 하겠습니까.”

국내 모든 보험사의 큰 산이자 숙제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이 1년 연기되면서 금융당국도 새로운 건전성 감독제도인 신지급여력제도(킥스,K-ICS) 시행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주도하던 킥스 도입을 금융위원회까지 나서 재검토하면서 킥스도 IFRS17 도입 시기에 맞춰 2022년으로 시행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보험업계는 물리적으로 시간을 벌 수 있게 된데 안도하면서도 여전히 불안감이 높다. 킥스 도입이 연기되면 최종안 발표도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킥스에는 보험사의 자산과 부채를 평가하는 기준과 이를 바탕으로 가용자본과 요구자본을 계산하는 기준 등이 담긴다. 금감원이 마련한 킥스 초안을 적용하면 대다수 생보사의 RBC(보험금 지급여력) 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진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빅3 생보사조차 RBC 비율이 40~100% 수준으로 절반 이상 급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단계적으로 보험부채(향후 지급해야 할 보험금)를 시가평가해 나갈 수 있도록 하고 보험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잔존만기) 격차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변동성을 최소화해 킥스 도입으로 망하는 보험사는 없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킥스 초안을 적용할 경우 RBC 비율이 급락하는 것을 확인한 보험사들은 답답할 수밖에 없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리 초안이지만 어느 정도 납득 가능한 결과가 나와야 보험사도 이 정도 수준에서 확정되겠다고 감을 잡고 킥스에 대비할 텐데 대형 보험사조차 망할 것 같은 결과가 나오니 혼란스럽다”며 “설마 이대로 기준을 확정하진 않겠지만 어느 정도로 기준이 현실화될지 예상이 안돼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보험사들로선 회계처리 방식인 IFRS17보다 감독제도인 킥스가 더 부담스럽다. IFRS17 은 자본확충 압박이 없지만 킥스는 지급여력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지면 금융당국이 적기시정조치에 나서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의 자본을 쌓아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서다.

시험지도 안 받고 시험 문제를 풀 수는 없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시험 문제를 풀 수 있도록 킥스 도입을 연기하더라도 가급적 빨리 킥스 최종안을 확정해 시험지를 제공해야 한다. 또 감독기준 변경으로 하루 아침에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의 자본금을 추가 적립해야 하는 보험사가 없도록 기준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보험사들이 ‘알려진 리스크’인 킥스에 제대로 대비할 수 있다.

머니투데이 금융부 차장 전혜영
머니투데이 금융부 차장 전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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