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연간 목표치에 근접했으나 1년 전과 같은 대출 '올스톱' 사태는 되풀이되지 않을 전망이다. 은행별로 연간 목표치를 1조원 내외로 초과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연초부터 가계대출 증가액을 엄격하게 관리해 아직 신규 대출 여력이 남아 있어서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7조3213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금융당국에 제출한 총량 목표치(8조690억원)의 90%를 넘어선 수준이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이미 목표치를 초과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들어 가계대출이 1조9668억원 늘며 목표치(1조6374억원)를 120% 초과했다. 농협은행도 증가액이 2조3202억원으로 목표치(2조1200억원)를 109% 초과했다.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은 각각 목표치의 95%, 85% 수준에 도달했다.
연말 대출 절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올해는 연초부터 대출 속도를 관리해 지난해처럼 목표치를 크게 초과한 은행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8월 중순에 일찍이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목표치를 1조8000억원(160%) 넘어섰고 나머지 은행도 △국민은행 1조5000억원(145%) △하나은행 9000억원(132%) △우리은행 6000억원(400%) 등으로 목표치를 초과했다. 반면 올해는 신한은행이 약 3000억원, 농협은행이 약 2000억원 목표치를 넘긴 수준에 그쳤다.
은행 내부에서도 아직 신규 대출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한다. 신한은행은 매달 7000억~8000억원 규모의 주담대가 상환된다는 점에서 목표치를 소폭 초과했다고 해도 신규 대출을 완전히 멈출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농협은행 역시 내부 기준으로는 아직 가계대출 증가액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와 같은 급격한 대출 중단 사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은행권은 가계대출 증가액이 연간 목표치를 초과하자 하반기 들어 비대면 신용대출과 전세대출·주택담보대출 신청을 전면 중단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했다. 이 여파로 지난해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8월 9조3000억원에서 11월 1조9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사실상 연말 대출이 올스톱된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목표치를 일부 초과했더라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서 지난해처럼 비대면 대출을 전면 중단하는 등의 조치는 취할 계획은 없다"며 "6·27 대책 이후로 가계대출 규제가 심해져 지금은 대출 접수 자체도 많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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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신규 대출이 다소 제한적으로 운영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은행들은 자체 영업 창구를 통한 대출 접수는 유지하되 모집인을 통한 주담대는 연말까지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이미 모집인을 통한 대출 실행을 연말까지 중단했다. 농협은행도 이달 실행분까지 모집인 대출을 제한했다. 11~12월 실행분 중단 여부도 추가로 검토 중이다. 전체 주담대의 절반가량이 모집인을 통해 실행되는 만큼 실수요자들이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