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보이스피싱 주의보...우리은행 우수직원에게 듣는 예방 팁

연말 보이스피싱 주의보...우리은행 우수직원에게 듣는 예방 팁

박소연 기자
2025.11.27 14:17

젊은 대기업 직원도 못 피한 보이스피싱 피해…"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경각심"

연말 보이스피싱 유형과 실전 예방법/그래픽=김지영
연말 보이스피싱 유형과 실전 예방법/그래픽=김지영

# 20대 A씨는 지난 3월18일 충북 청주의 우리은행 지점을 찾아 5000만원 인출을 요청했다. 회사 상여금과 적금을 부모님께 선물하겠다는 이유였다. 은행원 B씨는 '직전에 타행에서 이체하셨는데, 왜 우리은행에서 인출하나'라고 물었다. 주거래 은행도 아닌데 우리은행에 방문해 인출하려는 의도가 수상하다고 본 것이다. 게다가 적금도 만기 전 중도해지를 한 상황이었다.

B씨는 소비자보호 담당부서 모니터링팀에 확인을 요청한 후 시간을 끌기 위해 고객확인제도(KYC) 등을 안내하며 상담을 이어갔다. 긴 상담 끝에 A씨는 자신이 검사 사칭 사기를 당했음을 깨달았다.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근무 중인 젊은 직원이지만, 이미 전날에도 두 번에 걸쳐 수천만원을 건넨 상황이었다. 알고 보니 A씨 휴대폰에 악성프로그램이 감염돼 위치와 정보 등이 유출돼 있었고, 자신의 정보를 속속들이 알아낸 범죄조직에 속아 넘어간 것이었다. 은행원이 기지를 발휘해 A씨는 5000만원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27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이처럼 영업점 현장에서 은행원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아낸 경우가 상당하다. 이런 사례를 역추적하면 피싱 피해를 막는 팁을 얻을 수 있다.

우리은행이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예방 우수직원 7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어떤 징후로 의심하게 됐나'란 질문에 '큰 금액의 갑작스러운 출금 요청', '예금 중도해지 등 거래내역 확인'이 각각 28%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고객이 거래 내용을 정확히 모름'(21%)이 뒤를 이었다. A씨의 경우도 큰 금액을 갑자기 출금 시도한 데다 적금을 중도해지한 경우였다.

우수직원들은 '이상 징후 탐지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이 무엇인가'란 질문엔 '거래 패턴 분석'(42%), '고객의 행동과 표정 관찰'(28%), '직감 및 경험'(15%) 순으로 답했다. A씨의 경우도 직전에 타행 이체 내역이 의심을 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주거래은행에선 평소와 다른 거래 패턴이 들통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 조직들이 타행에서 인출하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연말은 소비와 송금 빈도가 늘고 들뜨는 마음에 경계심이 느슨해지기 쉬운데, 피싱 범죄자들은 이런 틈을 노리고 카드 배송, 관공서 사칭, 대출 빙자 등 다양한 수법으로 접근하기에 각별한 주위가 요구된다.

우리은행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예방 우수직원 73명 대상 설문조사/그래픽=김지영
우리은행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예방 우수직원 73명 대상 설문조사/그래픽=김지영

유형별로 보면, 카드·택배 배송 또는 우체국 사칭 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선 은행·택배사 등 공식기관 콜센터에 반드시 재확인하는 게 좋다.

검사와 경찰, 금감원을 사칭하는 경우 주로 '범죄 연루'를 위협하며 금전을 요구하는데, 공공기관은 금전을 요구하지 않으며 위협성 발언은 100% 사기임을 인지해야 한다.

저금리나 즉시 대출을 미끼로 유인하는 경우도 있다. 대출은 반드시 창구 방문 또는 공식 홈페이지·앱을 통해 신청하고 무작위 문자나 광고는 의심해야 한다.

AI의 발달로 가족 목소리와 영상 조작까지 사용해 자녀 납치 등을 위협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즉시 가족에게 연락해 확인해야 하며 감정이 앞서 송금하면 회복이 어렵다.

특정 링크 클릭만으로 악성 앱이 설치돼 정보가 탈취된 후 범죄에 쓰이는 경우도 많다. 모르는 URL은 클릭하지 말고 문자·메신저의 링크는 되도록 공식 앱으로 대체해 확인해야 한다.

대리 입금·현금 수령이나 전달을 요하는 고액 아르바이트는 형사처벌이 가능한 사안으로 의심해야 한다. 대포폰·대포통장 명의 제공을 요구하는 경우 자금세탁에 이용될 수 있고 형사처벌 대상이므로 응하지 말고 신고해야 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 직원들의 세심한 관찰과 경험을 통해 상당수 피해가 사전에 차단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 스스로가 보이스피싱의 주요 수법과 예방 수칙을 숙지하고 일상 속에서 경각심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의심스러운 연락이나 거래 요청을 받았을 때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방어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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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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