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 급등하면서 은행들이 외화를 원화로 환전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환전 수수료 우대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재정경제부에 이어 금융감독원도 나서 은행권에 '고환율 대응'을 주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외화로 급여 등 수익을 얻는 특정 직업군의 고객이 외화를 원화로 환전할 때 수수료를 우대하는 프로그램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고객이 일정 금액 이상의 외화를 송금받을 때 증빙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절차도 간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9월부터 실시한 'KB 디지털 크리에이터 우대서비스'의 확대판이다. 해당 서비스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에서 해외 수익을 받는 크리에이터 고객은 월 1만 달러 이하 금액에 대해 환율우대 100%를 적용받게 됐다. 또 기존에는 영업점에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했던 절차를 없애고 건당 5만달러 이하 금액에 대해서는 외화계좌 자동입금이 가능해졌다.
국민은행이 크리에이터에 이어 원화 환전에 수수료 혜택의 대상이 되는 직업군을 추가하는 것은 외환·금융당국의 환율과 관련한 주문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오는 19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 대형은행의 외환담당 부행장들을 모아 환율 변동에 따른 금융권의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화예금이 급격하게 늘어난 점과 관련해 당부사항을 전달하고 외환 시장 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에는 재정경제부가 주요 은행 외환 관련 담당자를 모아 달러 환전·예금 관련 우려사항을 전달했다. 이에 신한은행은 지난 14일 지난해말 종료된 '크리에이터플러스 자동입금 서비스'의 우대혜택 기간을 오는 3월말까지 연장했다.
해당 서비스는 해외 SNS 크리에이터 고객을 대상으로 해외에서 외화를 송금받는 경우 발생하는 입금 수수료를 1만원까지 면제하고 원화로 환전할 때 월 1만 달러 내에서 90% 환율우대 혜택을 제공해왔다. 아울러 서비스를 연장하면서 월 1만 달러를 초과해도 비대면 원화 환전 시에는 횟수 제한없이 50% 환율 우대 혜택도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
재경부에 이어 금융당국까지 나서 '고환율 대응'을 주문하자 다른 은행들도 쌓아놓은 달러를 원화로 바꾸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추가로 고민하고 있다. 우선 국민·신한은행과 유사하게 외화를 수령하는 직업군이나 기업들이 원화 환전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를 낮추는 프로그램이 거론된다. 국민은행은 크리에이터 외에도 'KB 글로벌 셀러 우대서비스'를 통해 수출기업들에게도 받은 달러를 원화로 환전할 경우 80% 환율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독자들의 PICK!
다만 원화 환전 수수료 우대 서비스가 특정 고객만을 대상으로 해 환율 상승 흐름에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많다. 실제 은행권의 크리에이터 대상 원화 환전 프로그램의 거래 실적은 연간 100억원대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외화를 원화로 환전할 수 있는 유인 수단이 뭐가 있는지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은행들을 모았다"며 "남은 것은 해외여행을 가는 고객에게 무료환전을 제공하는 '트래블 상품'인데, 이것까지 막는다면 소비자 불만이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