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금고 금리 격차 지적한 대통령…은행권 "지역경제 기여 외면"

지자체 금고 금리 격차 지적한 대통령…은행권 "지역경제 기여 외면"

김도엽 기자
2026.01.28 16:13

이재명 대통령이 지방자치단체 금고 이자율 차이를 지적하며 "이게 다 주민들 혈세"라고 비판하자 은행권에서는 지역경제와 금융에 대한 기여를 고려하지 않고 '금리'만 갖고 판단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에 전국 지자체의 자금을 운용하는 금고 은행의 이자율이 처음 공개된 것과 관련한 기사를 공유하며 "이게 다 주민들의 혈세"라며 "1조원에 1%만 해도 100억. 해당도시의 민주주의 정도와 이자율을 비교 연구해볼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행안부가 전국 15개 시·도 지방정부 금고은행의 12개월 이상 장기예금 금리를 집계한 결과 인천광역시(4.57%)의 평균금리가 가장 높게 집계됐고, 서울(3.45%)이 뒤를 이었다. 이외 15개 시·도는 전부 2% 초중반대로 유사했으며 경상북도(2.15%)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현재 인천의 금고은행인 △신한(1금고)·농협은행(2금고)이 인천시의 자금을 운용하는 대가로 4.57%의 이율을 제공하고, 경북의 경우 △농협(1금고)·iM뱅크(2금고)가 경북도의 자금을 운용하면서 2.15%의 금리를 도에 지급한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시도별 금리 차이가 1%포인트(P) 이상 차이가 나는 만큼 금리가 낮은 시·도민의 '혈세'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점 숫자·출연금 등 지역 경제 영향력 고려…금융당국 나서 '자제'할 정도로 경쟁하는데...

은행권에서는 '지방금고를 두고 금리라는 지표만 바라본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정부의 금고는 지방회계법 시행령상 금고업무 취급능력, 주민 이용 편의, 금융기관의 신용도·재무구조, 지자체에 대한 대출·예금금리 등을 고려해 지정되며 지방정부가 스스로 자율평가항목과 배점을 조례로 정할 수도 있다.

특히 비수도권일수록 은행들이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영향력이 더욱 고려된다. 은행 지점의 숫자가 대표적이다. 인천의 경우 5대 은행이 각각 △국민 45개 △신한 49개 △우리 35개 △하나 31개 △농협 38개 등 지점 숫자가 큰 차이가 없다. 반면 경상도의 경우 △국민 46개 △신한 34개 △우리 33개 △하나 29개인 데 비해 △농협 165개로 나머지 4개 은행을 합친 것보다 많다.

금리 외에 내야하는 출연금도 만만찮다. 농협은행과 iM뱅크는 각각 경북도에 85억원, 34억원의 출연금을 냈다. 경북보다 평균금리가 높은 강원도(2.51%)의 경우 1금고은행 농협이 61억원, 신한이 22억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오히려 은행 간 금고 유치 경쟁이 과열되지 않도록 '은행의 재산상 이익제공에 대한 내부통제 가이드라인'이라는 행정지도를 7년째 이어오고 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은행은 건전한 경영에 부담이 안 되는 '정상 수준' 내에서만 재산상 이익을 제공해야 한다.

비수도권 금고의 금리가 비교적 낮은 것은 자연스런 시장경쟁의 결과이기도 하다. 재정이 많고 영업기회가 많은 시·도에는 은행들이 경쟁이 붙어 금리가 높아지지만, 그렇지 않은 시·도는 금리가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실제 2022년 인천시금고 선정에는 신한, 농협 외에도 KB국민, 하나은행이 참여해 연간 12조 규모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을 벌였다. 반면 2022년 경북도금고 선정에는 농협, iM뱅크(당시 대구은행) 외에는 공모 경쟁에 참여한 은행이 없었다.

일부 시군구의 경우에는 은행들이 적자를 안고서 평판 등을 고려해 금고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로 지역에 점포가 많은 농협은행과 부산·경남·전북·광주·iM뱅크 등 지방은행이 '울며 겨자먹기'로 금고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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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엽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도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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